투자유치부터 인력 관리, 법률 문제는 모든 창업기업이 겪는 어려움이다.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전문성을 갖춘 기업인의 경험은 창업기업 성장에 어느 때보다 큰 힘이 된다.
K-ICT창업멘토링센터는 2013년 개소 이후 10년째 꾸준히 스타트업이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며 함께하고 있다. 멘토의 경험과 멘티의 열정이 만나 스타트업의 창업생태계 진입과 초기 데스밸리 극복을 지원한다. 특히 올해부터는 업력 5년 이내 창업 초기기업 가운데 글로벌 진출을 희망하는 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했다. 센터 멘토링 서비스를 통해 한 단계 발전하고, 성공을 향해 나아가는 유망기업 20곳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젤코는 연질캡슐 장비를 생산하는 스타트업이다.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흔치 않은 장비 제조업체다. 연질캡슐, 포장기계 분야에서 다년간 경험을 쌓은 마정수 대표가 2020년 창업했다.
젤코는 기존 기어 방식 또는 개별 모터방식으로 작동하던 연질캡슐 성형기를 자동화했다. 스마트팩토리에 적용 가능한 생산장비다. 그간 숙련된 기술자가 없으면 생산이 어려웠던 연질캡슐 공정을 보다 손쉽게 하기 위한 도전이었다. 마 대표가 창업을 결심한 계기도 기존 연질캡슐 장비가 기술자에 따라 수율이나 생산량 편차가 심한 것을 확인해서다.
젤코는 연질캡슐 생산에 필요한 장비와 기술을 자동화했다. 고객 요청에 따라 표준 모델이 아닌 모양이나 크기, 젤라틴 성질 차별화도 가능하다. 젤코에 따르면 현재 연질캡슐 자동화 라인은 캐나다 업체가 주도하고 있다. 장비 가격이 국내 업체 대비 3배 이상 비싸고, 사후관리가 쉽지 않다.
이런 기존 설비 약점을 보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창업 3년 만에 해외에 수출도 했다. 인도, 중국, 태국 등의 제약회사와 선주문을 체결했다. 이집트, 미국, 이탈리아 수요처와도 생산라인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추가 기술개발에도 한창이다. 마이크로 심리스 기술이다. 계면장력 원리를 이용해 연질캡슐 접합부가 없는 완벽한 구 형태 캡슐을 구현한다. 젤라틴 폐기물이 발생하지 않아 원료비를 절감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친환경적이다. 제약 뿐만 아니라 식품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캡슐 안에 캡슐을 넣은 이중구조 CIC연질캡슐도 젤코만의 자랑이다. 제품별로 몸속 작용지점을 달리해 효과를 줄 수 있는 특징이 있다. CIC연질캡슐은 이미 개발을 마쳤다.
마 대표는 젤코를 누구라도 알 수 있는 연질캡슐 생산 장비 회사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다. 그는 “자동화 연질캡슐 장비 사업의 글로벌 확장 뿐만 아니라 보유한 장비 기술력을 토대로 캡슐 OEM 시장에도 도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젤코는 현재 K-ICT창업멘토링센터를 통해 OEM 시장 진출을 위한 시리즈A 투자 관련 멘토링을 받고 있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한세예스24파트너스, 스파크랩으로부터 시드투자를 유치하는 성과도 거뒀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