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로 토마토 등 채소 상태를 분석, 적절한 시점에 수확할 수 있는 로봇 기술이 개발됐다.
일본 농업 벤처기업 이나호가 개발한 채소 자동 수확 AI 로봇은 사용 설정에 따라 방울토마토를 다발 또는 낱개로 수확한다. 비전 카메라, AI 알고리즘과 인식 모델을 통해 작동한다.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형 로봇(RaaS)으로 운영되는 것도 특징이다.
숙성된 방울토마토를 학습한 AI가 이미지를 분석, 카메라를 통해 잘 익고 따기 쉬운 토마토를 고르면 로봇이 팔을 사용해 수확하는 방식이다. 식물의 잎과 줄기 주위에 열매가 무리를 지어 열리는 경향이 있는 방울토마토 특성상 식물을 손상시키지 않고 따기 위해 복잡한 메커니즘도 개발했다.
이나호는 네덜란드 한 농장에 방울토마토 자동 수확 AI 로봇을 공급했다. 로봇은 명령에 따라 전체 수확도 가능하지만, 밤새 잘 익은 방울토마토의 40% 정도를 수확하고 나머지는 사람들이 낮동안 수확할 수 있도록 남겨둘 수 있는 기능도 갖췄다. 수확 비중은 30%, 50% 등 필요에 따라 조정할 수 있다. 일자리를 AI가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를 해소하는 동시에 대형 농장에서 24시간 수확 체계를 가동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나호는 아스파라거스 수확 로봇도 개발, 조만간 사업화를 앞두고 있다.
오이와 피망을 자동 수확하는 로봇도 상용화됐다. 일본 농업용 로봇 스타트업 애그리스트가 개발한 AI 로봇이 주인공이다. 로봇이 오이 줄기까지 잘라낼지 모른다는 농장주들의 우려가 무색할 정도로 정교하게 잘 익은 오이만 골라서 수확하는 반복 작업을 수행한다.
애그리스트는 로봇에 장착된 카메라를 이용, 오이의 크기를 확인하고 익은 것을 인식해 2분마다 1~3개의 오이를 수확해 용기에 담는다고 설명했다. 이 AI 로봇도 수확할 때 팔의 위치를 정확하게 지정, 오이 줄기가 손상되지 않도록 방지하고 있다. 애그리스트는 1월 열린 CES 2023에서 피망 수확로봇 '엘'을 선보이기도 했다.
일본·네덜란드 등 농업 강국에서는 이미 스마트팜을 가능하게 하는 AI 로봇 활용이 활성화되고 있다. 세계 각국의 대형 농장이 인력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노동집약적 작업에 AI 로봇을 투입할지 주목된다.
박종진 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