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부진하던 우리나라 수출 흐름이 반도체 경기 회복 등에 따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최근 수출 개선 흐름 점검·향후 지속가능성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반도체 수출 개선 등으로 우리나라 수출 모멘텀이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인공지능(AI) 관련 수요 증가로 고대역·고용량 제품 증가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내년 하반기로 갈수록 PC·스마트폰 수요도 점차 살아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과거 회복기를 보면, 우리 반도체 수출이 평균 약 28개월 동안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수출과 성장세 회복의 주요 동력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실제 최근 반도체 월평균 수출액을 보면 올해 11월 97억달러를 기록해 △1분기 71억달러 △2분기 77억달러 △3분기 88억달러 등으로 점차 증가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반도체 수출은 AI 수요가 꾸준히 확대되고 주요 반도체 생산업체 감산이 더해지면서 글로벌 반도체 물량과 가격이 모두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이에 따라 우리뿐만 아니라 대만·베트남 등 IT 비중이 높은 국가들에서도 수출 개선세가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성장 산업 관련 미국·유럽연합(EU) 등의 투자 확대도 우리 수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 EU는 반도체 등 핵심 품목의 공급망 복원 강화, 첨단산업 생태계 구축 등을 위한 산업 정책을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 AI 기술 발전(반도체), 친환경 전환(전기차·배터리 등) 등을 위한 투자를 자국 내 대규모로 확충하고 있어 우리 수출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글로벌 고금리가 지속되고 내구재를 포함한 재화 소비 회복이 더딘 점은 우리 수출의 제약요인이다. 한은은 경기적 요인 외에 글로벌 공급망(GVC) 재편 같은 글로벌 교역 환경 변화도 우리 수출 구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은 고금리 지속으로 소비가 점차 둔화하겠지만 투자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향후 대미수출은 양호한 모습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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