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보험비교추천 서비스 플랫폼 출시를 앞두고, 시스템 구축에 필요한 '차명코드(차종코드)' 적격 비용을 두고 주도권을 쥔 보험개발원과 핀테크 업체간 갈등을 빚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보험개발원은 자동차보험 비교추천 플랫폼 구축에 참여하는 토스·NHN페이코·뱅크샐러드·카카오페이 11개 핀테크 업체에게 차명코드 제공 대가로 매년 약 2억5000만원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핀테크 업계는 차명코드가 고객과 계약을 위해 보험사에게 필요한 필수 데이터인데, 이에 대해 과도한 비용을 플랫폼에 물리는 것은 '이권 카르텔'이나 마찬가지라며 반발하고 있다.
차명코드는 정확한 차종구분과 차량가액산정을 위해 차명에 따른 세부형식별로 고유전산번호를 부여한 데이터를 의미한다. 보험개발원은 신차 및 중고차 시세를 조사해 분기마다 보험사에 차량기준액표를 제공한다.
통상 보험사는 차명코드를 받아 이를 상품에 반영하고 고객 차량가액을 산정하게 된다. 동일 차종이라고 해도 옵션 유무나 연식 등에 따라 차량가액이 달라지게 되므로, 만약 잘못된 차명코드로 보험계약이 이뤄질 경우 이후 과도한 보험료를 지출하게 되거나 보험금 수령 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보험비교 플랫폼이 원활하게 작동하기 위해서는 핀테크 업체가 파악한 고객 차량정보를 기반으로 차명코드를 보험사에게 제공해야 한다. 핀테크 업체들은 현재 마이데이터에 등록된 고객 차량정보를 보험용 데이터로 변형하는 작업을 한창 진행 중인데, 매 분기 업데이트되는 차명코드 정보를 적시에 보험사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보험개발원의 요구 수용 이외에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차명코드 비용은 이미 보험개발원이 각 보험사에게도 부과하고 있기 때문에 '이중부담'이라는 비판도 있다. 또한 핀테크 업계에 물린 적격비용은 산정 기준도 명확하지 않아, 사실상 보험개발원 독점 권한을 기반으로 과도한 가격을 책정했다는 불만이 나온다.
이처럼 예상치 못한 운영비용 발생은 고객 보험료 증가로 전이될 수 있다. 실제로 보험비교 플랫폼에 등재될 상품에는 기존 보험사가 직접 운영하는 사이버마케팅(CM) 채널에는 없는 수수료가 약 4.9% 가량 부과되는데, 이는 보험비교플랫폼의 가격 경쟁력을 떨어트릴 가능성이 크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적절한 차명코드 비용 산정에 대한 기준은 외부로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