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하노이 공항에서 차로 2시간 정도 이동하자 탑런토탈솔루션 공장에 도착했다. LG전자·LG디스플레이와 함께 짱쮀공단 내 위치한 탑런 공장에는 방진복을 입은 직원들이 업무에 여념이 없었다. 탑런 베트남 공장은 회사의 심장과도 같은 곳이다. 성장동력이 되고 있는 스마트폰 OLED용 스티프너와 벤드PSA의 전량을 생산, 납품하고 있다.
탑런토탈솔루션의 올해 예상 매출은 5200억원이다. 이 중 베트남 공장에서 1500억원을 거둘 전망이다. 특히 아이폰 관련 매출이 700억원 이상으로 절반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탑런은 아이폰13부터 스티프너 공급망에, 아이폰14 프로맥스부터 벤드PSA 공급망에 진입했다. 현재 최근 출시된 아이폰15 시리즈에는 스티프너와 벤드PSA를 모두 공급 중이다.
스티프너는 디스플레이 구동칩 영역을 보호하기 위해 감싸듯 부착되는 부품이다. 벤드PSA는 베젤 부분의 연성회로기판(FPCB)를 구부리면서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모두 디스플레이 패널 모듈단에 들어가는 부품들로, 0.05T(50마이크로미터) 수준의 얇은 스테인리스에, 구부리는 역할을 돕는 리드 테이프를 부착하는 방식으로 제작된다.
김진승 탑런 베트남 법인장은 “간단한 부품처럼 보이지만 최종 고객사가 요구하는 생산원가를 견뎌내고 불량률을 낮추기 위해 세 차례나 생산 방식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탑런은 베트남에서 또 다른 성장 발판을 준비하고 있었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 P사에 납품할 OLED 디스플레이 방열판을 베트남에서 만들 채비를 하고 있다. 방열판은 열을 막고 빼내 디스플레이의 손상(번인)을 줄이는 역할을 하는 부품이다.
박영근 탑런토탈솔루션 대표는 “자동차에는 일부 고급 차종에만 OLED가 채택됐지만 향후 확대될 것으로 보고 고객사와 방열판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면서 “점차 중소형 OLED에도 들어갈 수 있도록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탑런은 지난 7월 베트남 공장을 3개동으로 늘리며 생산능력을 확대했다. 아이폰에 탑재된 부품과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부품 등 수요 확대가 전망돼서다. 실제로 OLED는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차량용 디스플레이 등으로 적용이 확대되고 있다.
탑런은 내년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 4월 예비심사를 청구, 10월 정도에 상장하는 것이 목표다. 공모자금은 베트남 공장 추가 설비 투자에 사용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2027년까지 올해의 2배에 가까운 매출 1조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며 “공모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최근 지은 베트남 C동 남은 공간에 대한 추가 설비투자와 재무구조 개선, 소재·부품·장비 기업과의 인수합병(M&A) 등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이퐁(베트남)=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