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바이오 소부장 60여개 품목을 선정해 내년부터 핵심 국산화에 속도를 낸다. 바이오 수요·공급 기업들로부터 의견을 최종 수렴해 내년 초 확정을 앞뒀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바이오소부장 연대협력협의체는 7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간담회를 열고 바이오 소부장 핵심품목 최종 선정안을 논의했다.
바이오소부장 연대협력협의체는 한국바이오협회,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 등 유관기관과 83개 회원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이번에 협의체 내에 글로벌분과를 신설해 회원기업이 총 100개로 늘어났다.
현재 산업부는 바이오 소부장 국산화 지원을 위한 핵심품목을 선정하고 있다. 바이오 소부장 분야에서 사용 비중이 높은 배지, 레진을 비롯해 필터, 유리관 등이 대상이다. 업계로부터 의견 수렴을 거쳐 약 360개 품목 신청을 받았다. 국산화 우선순위가 높은 약 60개 품목을 조만간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장영진 산업부 1차관은 “내년 바이오 소부장 양산성능평가 예산을 7% 이상 증액했고 외국인 투자 유치 예산도 2배 이상 늘렸다”면서 “바이오 첨단전략특화단지 지정을 내년 상반기 중 마무리하는 등 바이오 소부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에 힘을 싣겠다”고 말했다.
이 날 주요 바이오 소부장 기업들은 2024년부터 2026년까지 3000억원 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한화 글로벌은 내부적으로 쌓아온 케미컬 소재 기술 경쟁력과 공급망을 활용해 바이오 소재산업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한화 글로벌은 최근 한국바이오협회 회원사로 등록했다.
한화 글로벌 류주석 팀장은 “자체 연구개발을 거쳐 고순도 TRIS(트리에탄올라민) 소재를 개발했고 사업화를 위한 여러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TRIS는 코로나19 기간 동안 공급망 이슈가 있었고 바이오 전 공정에 사용하는 필수 소재인 만큼 초기 앵커 사업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고순도 TRIS 소재는 생명공학 분야 실험이나 산업용으로 사용하는 필수 재료 중 하나다. 단백질을 분리하고 분자 크기를 측정하는 단백질 젤 전기영동(gel electrophoresis)에서 사용하는 버퍼다. 순도가 높을수록 연구개발 결과물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국내에서는 바이오니아 등이 공급하고 있다.
글로벌 바이오 소부장 기업인 써모피셔사이언티픽솔루션스는 제품 디자인, 개발부터 폐기에 이르는 제품 수명 전 주기에 걸쳐 친환경성을 대폭 확대한다.
심진선 써모피셔사이언티픽솔루션스 이사는 “바이오 부문에서는 싱글유즈 시스템 특성상 일회용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는 제품의 사용을 줄일 수 있는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써모피셔와 고객 사업장에서 배출되는 폐기물을 회수해 재활용하고 다시 원재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구축하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산업부와 한국바이오협회 실태조사 결과 지난해 국내 바이오산업 생산규모는 23조4657억원으로 전년 대비 9.7% 성장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바이오 수출은 위탁생산(CMO), 사료첨가제, 바이오시밀러, 보툴리눔 톡신 등 기타 바이오의약제품의 수출 증가에 힘입어 전년 대비 12.5% 성장했다. 바이오 분야 인력은 7.8%, 투자 규모는 26.2% 증가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