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인들이 한국-아랍에미리트(UAE) 경제협력 선봉에 섰다. 지난 6월 중소기업 50개사가 수출상담회를 개최한데 이어 이번에는 실질적 협력 관계를 모색하기 위해 두바이에 대거 모였다. 스마트팜, 제약, 헬스케어 분야 중소기업을 필두로 우리기업의 중동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7일(현지시간) 두바이상공회의소와 공동으로 두바이챔버에서 '2023 백두포럼'을 개최했다. 백두포럼은 올해 14회차를 맞는 중소기업 대표 글로벌 포럼이다.
한국에서는 각 업종을 대표하는 협동조합 이사장, 류제승 주UAE대사, 문병준 주두바이총영사, 강석훈 산업은행장 등 주요 인사 50여명이 참석했다. UAE에서는 파이살 주마 칼판 벤홀 두바이상의 수석 부회장과 UAE 기업인 70여명 등 총 12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포럼 주제는 '한국-UAE 기업간 협력과제'다. 우호국이나 동맹국과 공급망을 구축해 글로벌 공급망 교란을 해결하고자 하는 이른바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을 비롯해 글로벌 질서 변화에 따른 양국 연대와 협력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다. 지난 1월 이뤄진 윤석열 대통령 국빈 방문, 10월 아랍권 최초로 타결된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중소기업이 직접 구체화하기 위해 나섰다.
CEPA가 발효되면 양국은 높은 수준으로 시장을 개방한다. 상품 시장의 경우 한국은 92.8%, UAE는 91.2% 품목에서 관세가 철폐된다. 특히 UAE와의 협정은 그간 한국이 체결해온 자유무역협정(FTA) 가운데서도 최초로 중소기업 협력을 별도 챕터로 규정했다.
백두포럼에서도 우리 중소기업은 스마트팜, 제약, 의료기기 분야 경쟁력과 기술력을 알리는데 집중했다. 김신길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 이사장, 조용준 한국제약협동조합 이사장, 조남권 한국의료기기공업협동조합 전무 등이 연사로 나서 산업별 현황을 소개하고, UAE와 협력 방안을 제안했다.
CEPA 발효 안팎으로 중소기업 차원의 경제협력이 기대되는 분야다. 스마트팜은 한국 유망분야이자 UAE 관심분야로 농업협력을 구체화한 실질적 협력 기반 구축이 기대된다. 의료기기, 의약품 역시 UAE측의 대규모 양허가 이뤄졌다. 두바이상의와 UAE 경제부는 각각 '한-UAE 중소기업 상호 협력 방안', 'UAE의 투자 환경'을 주제로 발표했다.
파이살 주마 칼판 벤홀 두바이상의 수석 부회장은 “올해 두바이의 성장이 사상 최대로 한국과 양국간 무역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상반기에만 이미 30억달러가 넘었다”면서 “중소기업이 성공적으로 UAE 시장에 들어올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세계 경제는 보호무역주의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급변하고 있다”면서 “동맹국 기업 간 연대와 협력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만큼, 이번 포럼을 계기로 비즈니스 협력이 확대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두바이(UAE)=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