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부터 일회용품 규제가 적용되는 가운데 호텔업계가 막바지 대비에 분주하다. 샴푸·린스는 다회용기(디스펜서)로 전환하고 치약·면도기 등은 친환경 제품이나 유상 판매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7일 호텔업협회에 따르면 호텔업계에 일회용품 규제가 시작되는 시점은 내년도 3월 29일부터다. 지난 3월 일회용품 규제 적용 대상에 숙박업종을 포함하는 자원재활용법 개정안이 공포된지 1년이 지난 시점이다. 적용 대상은 객실이 50개 이상인 숙박업소로 대부분의 호텔이 포함된다.
규제 대상으로 선정된 일회용품은 샴푸·린스·칫솔·치약·면도기 등 5종이다. 개정안 공포 이후 환경부와 업계가 여러 차례를 논의를 거쳐 목욕장업과 동일한 규제 대상을 적용하기로 합의했다. 출입구나 계산대 등에서 일회용품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위반 시에는 최대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샴푸와 린스 등은 다회용기 전환을 택하는 비중이 높다. 당초 브랜드 가치를 중시하는 특급호텔과 비용 문제에 부딪히는 중소형 호텔 모두 난색을 표했던 문제다. 특급호텔의 경우 이물질 유입을 차단하는 '논-리필러블' 용기 도입, 중소형 호텔은 유상 판매를 통해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있다.
칫솔·치약·면도기 등은 유상 판매 방식으로 대체된다. 일부 호텔은 일찌감치 어메니티 전용 자판기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이밖에 나무로 제작한 친환경 칫솔, 고체형 샴푸·린스 등이 허용돼 특급호텔을 중심으로 보급되고 있다.
대부분의 국내 특급호텔들은 다회용기 전환을 마친 상태다. 롯데호텔은 시그니엘, 롯데호텔 서울, L7 등 모든 체인에 친환경 칫솔과 다회용기 도입을 일찌감치 마쳤다. 조선호텔앤리조트, 파르나스호텔 등도 대용량 다회용기를 도입했다.
신라호텔 또한 연내 일회용 어메니티 제공을 중단하고 다회용기 전환을 마칠 예정이다. 다회용기 또한 기존 영국 브랜드 '몰튼브라운' 제품으로 채워진다. 비즈니스 호텔 브랜드 신라스테이의 경우 지난 3월부터 순차적으로 다회용기 도입을 진행해왔다.
일각에서는 환경부가 최근 식당 등에 적용하는 일회용품 규제를 완화한 만큼 숙박업 규제도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달 환경부는 종이컵을 일회용품 규제 대상 품목에서 제외하고 플라스틱 빨대의 규제 계도기간을 연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호텔의 경우 객실은 기존 규제를, 식음업장은 완화된 규제를 각각 적용 받는 상황이다. 비용 문제에 부딪히는 일부 중소형 호텔을 중심으로 규제 유예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나온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 어메니티 문제는 호텔 이미지와 고객 만족도에 직결되는 영역”이라며 “규제 시행에 맞춰 불편함이 없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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