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파이(Li-Fi)는 가시광(빛)을 사용해 데이터를 전송하는 통신기술이다. 전파를 사용하는 와이파이(Wi-Fi)보다 속도가 100배 이상 빠르며, 대역폭이 높아 많은 정보를 동시에 전달할 수 있다. 또 빛이 도달하는 영역에만 데이터를 보내기 때문에 보안도 좋은 편이다.
무엇보다 LED 등 이미 설치된 실내 조명을 활용하면 별도 인프라도 필요하지 않다. 하지만 실제 조명에 가시광 통신 시스템을 적용했을 때, 데이터 전송의 안정성과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문제점이 있다.
포스텍(POSTECH)은 정대성 화학공학과 교수·김도완 연구원, 지동우 아주대 지능형반도체공학과 교수·박형준 씨, 이정환 인하대 신소재공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이 새로운 광원으로 빛의 간섭을 줄여 실내 조명을 활용한 무선 통신에 성공했다고 8일 밝혔다.
동일한 파장이 만나면 진폭이 합쳐지거나 상쇄되는 간섭이 일어나는데, LED는 단일 색상 광원으로 가시광 통신 기술에 적용했을 때 이러한 현상이 발생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기존 광원을 대체할 새로운 광원을 개발했다. 빨강(Red), 초록(Green), 파랑(Blue)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혼합해 일반 조명처럼 백색광으로 보이지만 서로 간섭되는 영역이 적은 광원을 만든 것이다.
연구팀은 OLED가 각 파장의 색상을 더욱 선명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캐비티(cavity) 구조를 도입하고, 빛을 흡수하는 유기포토다이드(OPD)에는 파브리-페로(Fabry-Perot) 구조를 적용해 특정 파장의 빛만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연구팀이 만든 혼합 백색광은 기존 광원에 비해 BER(Bit Error Rate)이 매우 낮았다. 전송된 총 비트(bit) 수에 대한 오류발생 비율을 나타내는 BER은 디지털 신호품질을 측정하는 지표로, 이는 광원 간 간섭현상이 효과적으로 억제돼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정대성 교수는 “기존 광원과 달리 세 종류의 파장이 혼합된 광원으로 간섭현상을 막아 데이터 전송에 있어 안정성과 정확성을 높였다”며 “기존 조명 시스템을 활용한 미래 무선통신 기술로 여러 산업분야에 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연구재단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최근 재료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게재됐다.
포항=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