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24가 1년여만에 애플리케이션(앱) 내 게임포털 서비스를 종료한다. 게임 요소를 가미한 멤버십 앱을 선보여 MZ세대를 공략하려 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영향이다. 한채양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24 3사 대표는 본업 경쟁력을 강조해 온 만큼 '게이미피케이션' 등 부가적인 요소보다는 상품 소싱 등에 힘을 쏟을 전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24는 내년 1월부터 앱 내 게임 포털 서비스를 종료한다. 게임을 통해 적립되는 포인트 개념의 루비·골드는 내년 3월 기준으로 소멸할 예정이다. 루비는 소멸 전에 쿠폰으로 교환해 제공할 계획이다.
이마트24는 최근 게임 활성화 요소를 줄여왔다. 지난달 앱 내 쿠폰상점을 종료했다. 그간 이마트24는 게임 포인트로 오프라인 할인쿠폰을 구매할 수 있는 쿠폰상점을 만들어 게임 참여를 독려해 왔다. 또 랭킹보상 시스템을 개편했다. 게임 순위에 따라 제공하던 랭킹보상도 바로 사용가능한 쿠폰이 아닌 루비로 변경해 혜택을 줄였다.
지난해 이마트24는 대대적인 리뉴얼을 통해 게임 요소를 결합한 '게이미피케이션' 콘셉트 자체 앱을 선보였다. 론칭 초기에는 타사와 차별화된 서비스, 사용자환경(UI)·사용자경험(UX)을 앞세워 MZ세대 호기심을 유발하는 데 성공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흥미가 반감됐다는 분석이다.
실제 론칭 직후만 반짝하고 이마트24 월간활성이용자수(MAU)·사용시간 등 모두 제자리걸음이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이마트24 1인당 평균 앱 사용 시간은 31.65분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약 45% 감소했다. 론칭 직후인 지난해 12월 105.2분에 비해 크게 떨어진 모습이다. MAU도 지난달 13만7334명으로 작년 대비 0.2% 증가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12월 MAU가 20만명에 육박한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결과다.
더욱이 계속된 정보기술(IT) 투자에도 게이미피케이션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수익성은 악화했다. 올 상반기부터 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지난 3분기 영업손실은 31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5978억원으로 6.1% 늘었다. 점포 수는 6749개점을 돌파하며 매출은 증가했만 IT 투자 비용 증가 등으로 수익성은 악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9월 선임된 한채양 대표가 이마트24 수익성 개선을 위해 특단의 조치를 취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한 대표는 이마트 내에서 그룹 전략실 등을 거치며 경영전략 및 재무 전문가로 통한다. 지난달 이마트 창립 30주년 기념식에서도 '본업 경쟁력' 강화를 강조한 만큼 향후 게임 등 부가적인 요소보다는 상품 소싱 등에 힘을 쏟을 전망이다.
오프라인 유통 3사(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24)를 이끄는 한 대표는 3사 시너지 창출에 집중할 전망이다. 오프라인 유통 3사의 기능통합을 본격화해 상품 소싱과 매입경쟁력 강화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마트24 관계자는 “게임을 접목한 앱이라는 혁신적인 시도로 재미와 혜택을 제공해 왔지만 그동안 고객 요청사항에 대해 귀 기울여 온 결과 종료하게 됐다”며 “앞으로 '고객이 원하는 앱'을 최우선 순위로 두고 새로운 앱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강성전 기자 castlek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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