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분야에서 생성형 AI 인기가 뜨겁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금융 시장에서도 가장 각광받고 있는 기술이다. 글로벌 컨설팅 그룹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생성형AI는 세계 경제에 연간 약 2조 6000억에서 4조 4000억 달러 가치를 생산해낼 것이며, 특히 금융업계는 연간 2000억에서 3400억 달러 규모 가치를 기대할 수 있다고 한다.
국내는 어떠한가. 코스콤의 생성형 AI 관련 리포트에 따르면 국내 AI 시장은 2026년까지 연평균 40.2% 성장해 17조 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같은 기간 연평균 38.2%의 성장세를 기록, 시장규모가 3조 2000억원에 이르는 등 AI는 금융 시장에서 강한 임팩트를 줄 수 있는 기술임을 방증하고 있다. 최근 기사를 보면 우리은행은 내년 1분기를 목표로 'AI뱅커' 서비스를 계획하고 IT 개발 업무를 내재화하는 작업에 착수했고, 신한·하나·국민은행 모두 고객상담 서비스 영역에 생성형 AI 기술을 접목한 서비스를 선보이거나 내놓을 계획이라고 한다. 생성형 AI의 경우 자동화나 효율화를 훨씬 넘어선, 기존에 접근하기 어려웠던 범위와 방식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기술 도입 시도의 의의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은행권에서 고객 접점의 상담 센터 및 상담 프로세스를 거대언어모델(LLM, Large Language Model) 기반 생성형AI 기술로 대체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기본적으로 생성형AI는 고객이 많이 궁금해하는 질문들을 군집화하고 그에 맞는 답변을 쉽고 빠르게 받아볼 수 있는 프로세스를 개선할 수 있고, 또 기존의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하면서 군집에 정해진 답변 이상으로 개인 맞춤형 답변을 정교화하고 도출해낼 수 있게 된다. 초개인화 서비스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개인 금융 산업에서는 상당히 다양한 영역에 AI 기술이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개인 금융만큼 공급과 수요간 정보 불균형이 심한 분야가 없기 때문이다. 나의 신용점수, 재무상태, 건강상태가 좋아진다면, 이를 자동으로 반영해 내 대출 금리를 낮춰주거나 보험료가 내려갈 수 있으면 좋겠지만, 이를 개인이 관련된 서류를 모두 챙기고 금리인하요구권 등 프로세스에 맞춰 제안을 해도 반영되는 케이스는 극히 드물다. 앞으로는 빅데이터와 생성형AI 등 기술을 통해 내 정보와 동의를 기반으로 내가 이미 가입된 금융상품들의 조건이 자동적으로 좋아질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진다면 어떨까? 그리고 효용을 극대화하기 위해 나의 생활습관과 소비습관을 코칭해주는 서비스가 있다면? 개인의 혜택과 효용을 위해 주저하지 않고 이러한 서비스와 시스템을 제공하는 회사를 선택할 것이다.
올해 필자가 운영하는 '핀다'에서도 이러한 상상을 현실화하는데 한 발짝 다가섰다. MS와 협업을 통해 생성형AI 기술을 접목한 다양한 시도를 했다. 대표적으로 CX(Customer eXperience) 지식센터를 구축하는 일이었다. 핀다를 사용하는 고객 상당 수가 대출을 받고 갚아 나가면서, 또한 개인 신용이나 현금흐름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문의들이 너무나 다양했다. 그리고 고객에게 개인 비서처럼 맞춤형 답변과 피드백을 제공하고 싶었는 데, 워낙 모든 개인들의 케이스가 다르다보니 기존 인력과 시스템으로는 한계가 분명했다. 우선 구축한 핀다 GPT를 통해 노코드(Nocode)로 매월 생성되는 약 2만여개의 고객문의, 50만건 이상 대출 조회 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주요 키워드 뿐만 아니라 감정까지 분류하고 대표하는 키워드들을 자동으로 생성 및 추출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러한 생성형 AI를 통해 지금까지 풀지 못했던 다양한 문제를 풀 수 있게 되려면, 어찌보면 당연한 이야기지만 데이터의 광범위한 수집과 효율적 처리, 데이터의 품질이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가 된다. 데이터의 다양성과 정확성은 AI가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고 창의적인 콘텐츠를 생성하는 데 필수재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오픈AI의 GPT-3는 약 45테라바이트의 텍스트 데이터로 훈련됐고, 달리(DALL:E)는 대략 2억 5000만장의 이미지-텍스트 쌍으로 이루어진 데이터를 학습했다. 이는 AI가 이미지, 텍스트, 영상과 같은 복잡하고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학습함으로써, 더욱 정교하고 혁신적 결과물을 생성할 수 있다. 이렇듯 데이터는 초거대AI를 비롯한 모든 신기술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강조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데이터에 기반해 앞으로도 끊임없는 혁신을 가져올 것이며, 산업, 예술, 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새로운 창작과 발전의 길을 열 것이다.
이와 같이, 데이터는 미래를 준비하는 우리들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이며, 데이터를 중심으로 모든 기술과 사회가 통하는 세상이 오고 있다. 이번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개최한 2023 데이터 진흥주간은 ‘데이터로 通(통)하다’라는 주제로, 데이터를 기반으로 촉진되는 미래사회를 이해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행사가 되길 기대한다.
이혜민 핀다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