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투업, 기관투자 개인신용대출 허용…혁신금융 CSS 기준에 중하위사 울상

금융위 혁신서비스 지정 예고
신용평가모델 정확도 검증해
개인신용대출상품 투자 허용
총 50여곳 중 극소수만 혜택

온투업, 기관투자 개인신용대출 허용…혁신금융 CSS 기준에 중하위사 울상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계에 혁신금융서비스로 기관투자 문이 열린다. 이르면 내년 1분기 규제샌드박스 신청이 시작될 가운데, 신용평가모형(CSS)이 심사 쟁점에 놓이며 상위사와 하위사간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통해 온투업계에 개인신용대출상품 기관투자를 허용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지난 3월 온투업계에 기관투자 허용 유권해석을 내렸지만 관련 가이드라인 미비 등의 이유로 기관투자 길이 막힌 상태였다. 온투업계는 현재 최대 4000만원 상한인 개인투자자에 의존하고 있어, 기관투자로 투자금을 유치해 양질의 성장을 도모하는다는 방침이다.

금융위는 '개인신용대출'상품에 한해 기관투자를 허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택담보대출 등 부동산상품에 치중하지 않고, 금융거래이력이 없거나 적은 씬파일러층에 금융 기회를 제공한다는 온투업 방향성을 살린다는 취지다.

이를 두고 금융위가 신용평가모형 경쟁력을 심사 기준으로 삼으며 온투업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온투업 개인신용대출은 전통 금융기관의 신용평가모형으로는 대출이 불가하거나, 불리한 조건이 적용되는 차주의 상환능력을 다방면으로 평가한다는 의의가 있다. 이같은 취지를 반영하고자 온투업체의 인공지능(AI) 기반 신용평가모델 정확도 등을 검증해 규제샌드박스 문을 열겠다는 의미다.

금융위 관계자는 “신용평가나 리스크를 제대로 심사해 관리할 수 있는 우수한 온투업체들이 기관투자를 받도록 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자 한다”며 “혁신금융과에서 기준을 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온투업계 주요 신용평가모형 사례
온투업계 주요 신용평가모형 사례

온투업 상위사들은 자체 신용평가모형 경쟁력에 자신감을 내비치며 일찌감치 프리세일즈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상반기 규제샌드박스 심사 통과를 염두에 두고 바로 투자를 유치할 수 있도록 기관들과 접촉하고 있다. 피플펀드는 AI 리스크 솔루션 '에어팩'을 금융사에 공급하고, 어니스트펀드도 AI기반 종합여신솔루션 '렌딩 인텔리전스'를 기업간거래(B2B) 모델로 공급하는 등 평가 정확도와 기술력을 입증했다.

반면 하위사에서는 사실상 기관투자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자체 신용평가모형을 구축하고 효용성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최소 수년의 시간과 방대한 빅데이터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신용평가모형을 독자개발하지 못하는 업체는 신용평가모형을 제공하는 기관과 제휴를 맺는 방식도 있지만, 시스템 도입과 입증 과정에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소모된다.

업계 관계자는 “50여개 온투업체 중 신용평가모형을 자체 개발해 정확도를 입증할만한 데이터를 확보한 곳은 손가락에 꼽을 상위사 뿐”이라며 “개인신용대출 상품에 한해 규제샌드박스가 시행되며 사실상 하위사들에게 기관투자 문은 닫힐 것”이라고 말했다.

정다은 기자 dand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