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물론 산하 사업부까지 신사업 발굴을 책임지는 조직을 신설했다. 주력 사업 업황 부진이 이어지면서 새 먹거리 발굴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DX 부문에 '비즈 디벨롭먼트 그룹(비즈니스 개발 그룹)'을 신설했다.
이 조직은 DX 부문 신사업 발굴을 총괄하는 일종의 컨트롤타워다. 백종수 부사장이 비즈니스 개발 그룹장을 맡아 신사업태스크포스(TF)장과 겸임한다.
삼성전자는 DX 부문뿐 아니라 산하 모바일경험(MX), 영상디스플레이(VD), 생활가전(DA) 등 3개 사업부에도 각각 같은 명칭의 사업 개발 조직을 신설했다.
조직 신설은 모바일, TV, 가전 등 DX 부문 주력 사업이 수요 둔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위기를 타개하고 장기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새 먹거리 발굴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등 일부 프리미엄 제품을 제외하고 세트(완제품) 사업 전반이 부진이 빠졌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글로벌 경기침체와 수요둔화 등이 영향을 미쳤다.
비즈니스 개발 그룹은 기존에 설치한 미래기술사무국은 물론 이번 조직개편에서 신설한 미래사업기획단과 유기적으로 협업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삼성전자는 연말 인사에서 대표이사 직속으로 미래사업기획단을 신설하고 전영현 삼성SDI 이사회 의장(부회장)에게 수장을 맡겼다. 맥킨지 출신 정성택 부사장과 반도체 전문가 이원용 상무도 합류했다.
미래사업기획단은 10년 이상 장기 관점에서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역할을 한다. 전사 차원은 물론 전자 관계사 관련 영역을 중심으로 10년 후 패러다임을 전환할 사업 아이템 확보가 핵심이다.
지난 8월에는 DX 부문에 미래 신기술과 제품 확보를 위한 미래기술사무국을 만들기도 했다. 미래사무국장은 김강태 삼성리서치(SR) 기술전략팀장(부사장)이 맡고 있다. 개별 사업 단위에서 다양한 미래 기술 아이템을 발굴하고 이를 DX 부문 내 비즈니스 개발 그룹이 전반적으로 컨트롤하되 미래기술사무국이 지원하는 구조가 예상된다.
미래 사업 발굴 조직이 대대적으로 강화되며 '이재용표' 신수종 사업이 나올지도 주목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이라며 기술 확보 중요성을 수차례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까지 누적 20조원 이상을 연구개발(R&D) 분야에 투자했으며, 연간으로는 종전 최대치였던 지난해(24조9000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에서 인공지능(AI), 로봇, 바이오 등 영역에 대한 기술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삼성전자 역시 미래 사업 조직을 통해 인수합병(M&A), 신사업 진출 등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