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카카오 이름까지 바꿀 각오로 쇄신할 것”

직원 간담회 '브라이언톡'
“확장 중심 경영전략 리셋
기술·핵심사업 집중” 강조
“새로운 배…리더십 세울 것”
CEO 대대적 물갈이 암시도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은 11일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본사에서 오프라인 및 사내 온라인 채널을 통한 임직원 간담회 '브라이언톡'을 진행했다. 김 위원장은 “더 이상 카카오와 계열사는 스타트업이 아니고 대기업이다. 이제 카카오는 과거와 이별하고 새로운 카카오로 재탄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은 11일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본사에서 오프라인 및 사내 온라인 채널을 통한 임직원 간담회 '브라이언톡'을 진행했다. 김 위원장은 “더 이상 카카오와 계열사는 스타트업이 아니고 대기업이다. 이제 카카오는 과거와 이별하고 새로운 카카오로 재탄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최근 경영위기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크루(직원)들 앞에 섰다. 김 위원장은 “카카오 이름까지 바꿀 각오로 과거와 이별하고 새롭게 태어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11일 경기 성남시 카카오 본사에서 오프라인과 사내 온라인 채널을 통한 크루 간담회인 '브라이언톡'을 진행했다. 김 위원장이 행사를 직접 진행하며 크루들과 소통했다. 현장 임직원 400여명, 온라인 접속 1800여명 등 2천명이 넘는 임직원들이 참여했다.

김 위원장은 “경영쇄신위원장으로서 의지를 가지고 새로운 카카오로의 변화를 주도하고자 한다”라며 “항해를 계속할 새로운 배의 용골을 다시 세운다는 생각으로 모든 것을 재검토하고 새롭게 설계해 나가돼, 카카오라는 회사 이름까지도 바꿀 수 있다는 각오로 임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기술과 자본이 없어도 모두에게 기회가 주어지는 플랫폼 기업을 만들고자 했다”면서 “이를 위해 열정과 비전을 가진 젊은 CEO들에게 권한을 위임해 마음껏 기업을 키워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실리콘밸리 성공방정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음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투자와 스톡옵션과 전적인 위임을 통해 계열사의 성장을 이끌어냈던 방식에도 이별을 고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확장 중심의 경영전략을 리셋하고 기술과 핵심 사업에 집중하고자 한다”라며 “현재 시점의 시장 우위뿐만 아니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점화 가능할지의 관점으로 모든 사업을 검토하고 숫자적 확장보다 부족한 내실을 다지고 사회의 신뢰에 부합하는 방향성을 찾는데 집중하겠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그룹 내 거버넌스 역시 개편하겠다”라며 “느슨한 자율 경영 기조에서 벗어나 새로운 카카오로 가속도를 낼 수 있도록 구심력을 강화하는 구조를 만들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내년 공동체 CEO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도 암시하는 발언을 했다.

그는 “새로운 배, 새로운 카카오를 이끌어갈 리더십을 세워가고자 한다”라며 “2024년부터는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이끌어내고, 쇄신의 진행상황과 내용은 크루들에게도 공유하겠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끝으로 “모바일 시대에 사랑받았던 카카오가 인공지능(AI) 시대에도 다시 한번 국민들에게 사랑받고 사회에 기여하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라고 당부했다.

김 위원장이 전면에 나선 것은 최근 고조되고 있는 문제들을 직접 수습하기 위한 의지로 풀이된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시세 조정 혐의에다, 경영진들의 도덕적 해이 논란, 독과점과 문어발 경영 등 외부 비판이 거세다.

지난달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카카오모빌리티의 독점지위 남용문제를 언급하며 '아주 부도덕한 행태'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김정호 경영지원총괄이 본인의 SNS에 내부 경영 실태를 폭로하면서 구성원 간의 내부 갈등도 심해졌다. 최근에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드라마 제작사인 '바람픽쳐스'를 지나치게 비싼 가격에 인수했다는 의혹까지 더해져 사법 리스크가 가중되고 있다.

한편, 카카오가 참여하는 국내 최초 대중음악 전문 공연장 '서울아레나 복합문화시설' 착공식이 연기됐다. 카카오는 서울 아레나 건립 관련 예상 비용이 크게 증가함에 따라, 비용 재산정 및 이사회 의결을 거친 이후 착공식을 진행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 아레나는 김정호 총괄이 지난 달 대형 건설 프로젝트의 비리 사례로 언급한 바 있는 사업으로 현재 내부 감사가 진행 중이다.

함봉균 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