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과학기술원(GIST·총장 임기철)은 이규빈 융합기술학제학부 교수팀이 서호건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교수팀과 공동으로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수면단계 분류의 정확도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12일 밝혔다.
연구팀은 특징 피라미드를 활용한 대조학습 기술을 생체신호 측정에 최초로 적용했다. 수면단계 분류는 수면 관련 질환 진단 및 수면 품질 평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나의 센서로 심전도, 뇌파, 근전도 등을 측정하는 '단일 채널 생체신호'는 측정 방법이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생체신호는 다양한 주파수가 혼합된 복잡한 형태로 구성돼 있고 일부 신호는 서로 유사한 주파수 특성을 공유하고 있어 수면단계를 정확하게 구분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연구팀은 복잡한 생체신호로 수면단계를 분류하는 데 AI 기술을 이용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안했다. 기존에도 수면단계를 인공지능으로 분류하는 방법은 있었으나 이번 연구에서 정확도를 높였다. 이 방법을 '슬리피코(SleePyCo)'라 명명했으며, '슬리피코'는 '감독 대조학습 프레임워크'와 '특징 피라미드' 기법을 통해 수면의 다양한 단계를 더욱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다.
슬리피코는 수면 중 발생하는 신호를 독자적인 방식으로 분석한다. AI가 이 같은 수면단계에 있는 신호를 서로 비슷하게 보이도록 조정하고, 다른 수면단계에 있는 신호는 서로 다르게 보이도록 조정해 수면단계를 한층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다.
연구팀은 '특징 피라미드' 기술을 이용해 다양한 주파수의 신호를 더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이는 수면단계 분류의 정확도를 높인다. 연구 결과의 공정한 성능 비교를 위해 4개의 벤치마크(동일한 데이터 셋으로 평가 환경을 구성)로 확인했다.
특히 구분이 어려운 N1 단계와 REM 단계의 분류 정확도가 각각 3.8%포인트(p)와 2.6%p의 큰 폭으로 향상됐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러한 결과는 연구팀이 제안한 프레임워크가 기존 방법보다 수면단계의 세부적인 차이를 더 잘 포착하고 구별할 수 있음을 나타낸다. 전체적인 수면 패턴 인식에서도 정확도가 상당히 향상됐으며, 이는 AI 모델이 복잡한 생체신호 패턴을 더욱 정밀하게 분석하고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규빈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는 AI 모델이 복잡한 생체 신호 패턴을 더욱 정밀하게 분석하고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며 “이 방법이 앞으로 수면 질환의 조기 진단과 치료 계획 수립에 중요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규빈 교수가 지도하고 이성주 박사과정생이 수행한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클라우드 로봇복합인공지능 핵심기술개발사업, 산업통상자원부의 에너지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았으며, 해당 기술을 모든 사람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공개하고 있다.
논문은 전기전자공학분야 권위 학술지 '엑스퍼트 시스템즈 위드 애플리케이션스(Expert Systems with Applications)' 온라인에 최근 게재됐다.
광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