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정부에 이어 아르헨티나, 브라질, 영국 등이 '김치의 날'을 기념일로 지정하면서 김치의 건강 기능성 효능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김치의 새로운 항비만 연구결과가 나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인 세계김치연구소(소장 장해춘)는 세계 최초로 비만 대상자의 김치 섭취와 체중 감소의 상관성을 코호트 연구로 구명했다고 12일 밝혔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과 대한비만학회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한국인 10명 중 4명(42%)은 코로나19 전후로 평균 체중이 3.5㎏ 증가했다. 한국인의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비만, 심장병, 당뇨병, 암의 발생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각종 식이 위험요인의 지속적인 노출로 인해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기존의 동물모델을 이용한 항비만 기능성 연구는 동물과 사람의 생물학적 차이로 인해 동물실험 연구 결과를 인체에서 재현하는데 한계가 있었으나, 다양한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김치 섭취, 건강 상태, 신체활동 및 사회적 요인 등 통합적으로 조사한 대규모 코호트 영양역학 분석방법을 통해 신뢰도 높은 결과를 확보했다.
코호트 연구는 특정 요인에 노출된 집단과 노출되지 않은 집단을 추적하고, 연구 대상 질병의 발생률을 비교해 요인과 질병 발생 관계를 조사하는 연구 방법이다.
홍석욱 세계김치연구소 김치기능성연구단 박사팀은 신상아 중앙대 교수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김치의 항비만 기능성을 검증하기 위한 대규모 코호트 영양역학 분석 방법을 활용했으며, 성인 5만8290명을 대상으로 김치 섭취와 체중 감소와의 상관성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의 대규모 코호트 역학자료인 한국인 유전체역학조사(KoGES) 자료를 통해 13년 동안(2004~2016년)의 식사 조사와 신체 계측을 시행한 데이터를 분석해 김치 섭취와 비만의 연관성을 연구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김치를 매일 2~3회(50g/회)씩 섭취하면 1회 미만 섭취군에 비해 비만지표인 체질량지수 감소량이 약 15% 나타나 결과적으로 비만을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만 남성(25≤BMI〈30㎏/㎡)의 경우, 정상체중(BMI〈25㎏/㎡)으로 돌아가는 체중개선 효과에도 김치가 영향을 준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연구팀은 40~69세 11만5726명 참가자를 선정해 김치 섭취와 비만의 관련성을 분석하기 위한 단면연구를 진행한 결과, 남성의 경우 하루 1~3회의 김치 섭취가 비만 발병률을 약 12%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섭취한 '배추김치'의 경우 남성에서 비만 및 복부 비만 발병률이 각각 10% 낮았고, '깍두기'를 섭취한 남성(3.5회/주)과 여성(1.5회/주) 모두에서 복부 비만 발병률이 비섭취자 대비 남성은 8%, 여성은 11% 정도 낮았다.
장해춘 소장은 “김치 섭취 시 항비만 효과가 있음을 동물모델 실험이 아닌 실제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대규모 역학자료를 통해 확인한 것은 세계 최초”라며 “앞으로 국내외 관련 분야 연구진들과 협력해 임상시험 연구 등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인은 물론 외국인들에게도 김치가 항비만 효능을 갖는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입증해 김치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겠다”라고 밝혔다.
김치 섭취와 비만의 영양역학 코호트 연구는 식품과학기술 분야 상위 15% 국제학술지 '푸드앤 펑션'에, 영양역학 단면조사 연구는 영국의학협회 국제학술지 '비엠제이 오픈'에 각각 게재됐다.
광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