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장제원, 총선 불출마…김기현 대표 등 연쇄 희생 이어질까

친윤(친윤석열) 핵심으로 꼽히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친윤계와 당 지도부 인사를 통틀어 첫 결단이다. 장 의원에 이은 '연쇄 희생'이 어느 정도 이어질 것이지 최대 관심사로 부상했다. 이날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공식 일정을 비우고 잠행에 들어갔다.

내년 총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한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이 12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을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내년 총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한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이 12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을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장 의원은 12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22대 국회의원 총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역사의 뒤편에서 국민의힘의 총선 승리를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버려짐 아니라 뿌려짐이라 믿는다. 부족하지만 저를 밟고 총선 승리 통해 윤정부를 성공시켜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장 의원은 지역구민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오직 저를 믿고 한결같이 응원해 준 부산 사상구민께 죄송한 마음”이라며 “존경하는 사상구민 여러분께 감사했다. 평생 살면서 하늘 같은 은혜를 갚겠다”라고 했다.

장 의원의 총선 불출마 선언은 앞서 지난 11일 조기 해산한 혁신위의 핵심 혁신안과 맞닿아 있다. 친윤계 등 당 핵심 인사들의 희생을 요구한 혁신안에 대해 장 의원은 사실상 거부하는 행보를 이어왔다. 하지만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의 부산 만남이 불출마 요구를 수용하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장 의원은 총선 불출마를 결심한 시점을 묻자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인 비서실장이 된 순간부터 모든 각오를 했다”고 답했다.

여권에서는 장 의원이 뚝심있는 결단에 박수를 보내는 분위기다. 장 의원의 결심으로 혁신위가 강조했던 '희생'이 늦게나마 이행되고 있어서다.

하태경 의원은 “다 죽어가던 혁신의 불씨를 장 의원이 되살렸다”고 평가했고, 최재형 의원은 “용단에 경의를 표한다. 이런 희생과 결단이 당을 살리고 나라를 살린다”고 추켜세웠다.

이제 김기현 대표 등 당 지도부와 중진, 그리고 또 다른 친윤 인사들에게 공이 넘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 의원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버려짐이 아닌 뿌려짐'이라고 언급한 것도 순차적인 희생 결단을 내리라는 의미로 읽힌다.

이날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공식 일정을 취소하고 국회로 출근하지 않았다. 지난 전당대회에서 장 의원과 함께 연대를 이뤘던 만큼, 김 대표의 잠행은 이번 장 의원의 총선 불출마 선언과 연계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앞서 지난 11일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사즉생의 각오로 하겠다. 말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국민의힘은 오는 13일 예정된 정책 의원총회도 취소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