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다음 주 삼성전자와 LG전자 가전이 사상 처음 연동된다. 품목은 우선 세탁기, 건조기, 공기청정기 3종부터 시작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현재 가전 상호 연동을 위한 막바지 스마트홈 플랫폼 개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르면 내주 각 사 애플리케이션(앱) 업데이트를 진행, 두 회사 가전제품 플랫폼의 첫 상호 연동을 지원할 것으로 전해졌다.
연동 품목은 세탁기, 건조기, 공기청정기 3종이다. 당초 에어컨, 냉장고 등 주요 가전 7~9개 품목을 대상으로 정했지만 안정적인 운영 등을 고려해 순차 확대키로 양사가 합의했다. 상호 연동이 시작되면 고객은 삼성전자 '스마트싱스'로 LG전자 세탁기를, LG전자 고객은 'LG 씽큐'로 삼성전자 건조기를 제어할 수 있다.
이번 연동은 글로벌 가전 연합체 홈커넥티비티얼라이언스(HCA) 회원사인 두 기업이 약 1년 반 동안 협업을 거쳐 내놓는 첫 결실이다. 지난해 1월 발족한 HCA는 삼성전자, LG전자 외 글로벌 가전 브랜드 13곳이 가전 상호연동을 목표로 하는 협의체다. 사실상 협의체를 주도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해 8월부터 클라우드 방식으로 '스마트싱스-LG 씽큐' 연동 작업을 진행해 왔다. 스마트홈 플랫폼끼리 연동할 경우 개별 가전 간 연동할 필요가 없어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십수 년간 진척이 없던 삼성-LG의 가전 연동이 2년도 채 안 돼 신속하게 이뤄진 것은 갈수록 커지는 고객 니즈와 가전 시장 불황 때문이다. 사물인터넷(IoT) 기반 스마트 가전 비중이 늘면서 제조사가 다른 가전을 단일 플랫폼에서 연동·제어하려는 수요가 증가했다.
글로벌 가전시장 맞수였던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가전 상호 연동 시대를 열면서 시장은 지각변동을 예고한다. HW를 넘어 플랫폼 경쟁이 본격화되기 때문이다.
첫 연동 가전인 세탁기, 건조기, 공기청정기는 삼성과 LG 모두 스마트홈 서비스 차별화 품목으로 내세운 품목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로 세탁기, 건조기 등에 AI를 활용한 맞춤형 코스 제안과 에너지 저감 기능을 제공한다. LG전자 역시 LG 씽큐를 활용해 해당 품목 주력 전략인 'UP(업) 가전'을 적용, 맞춤형 기능과 배경음 및 배경화면 등을 차별화 요소로 내세운다.
가전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가전 시장을 주도하는 두 업체가 가전을 연동하면서 스마트홈 저변은 빠르게 확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