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후배터리, '제품' 인정…정부 “이차전지 초격차 기반 확보”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정부가 내년부터 '사용 후 배터리'를 폐기물이 아니라 재제조 또는 재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인정한다. 또 전량 수입에 의존해 온 니켈·리튬 등 핵심 광물 공급망을 강화해 이차전지 글로벌 초격차 확보 기반을 조성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사용 후 배터리 산업 생태계 활성화 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우선 자동차관리법을 개정해 전기차 폐차 단계에서 '배터리 탈거 전 성능평가'를 시행한다. 성능평가에서 재제조 및 재사용 기준을 충족하는 사용 후 배터리는 탈거할 때부터 폐기물이 아닌 제품으로 인정한다. 연내 '순환자원 지정 등에 관한 고시'를 제정, 재제조·재사용이 가능한 사용 후 배터리를 '순환자원'으로 지정해 폐기물 규제를 면제한다. 또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사용 후 배터리의 보관·처리 기간을 30일에서 180일로 확대하고, 재활용 업체의 안정적인 원재료 조달을 지원한다.

이와 함께 사용 후 배터리 재활용업체의 산업단지 입주 가능 범위를 확대해 배터리 제조업체와의 시너지 효과를 모색한다. 니켈·코발트·망간을 생산하는 원료 재생업을 제조업으로 분류해, 산업단지 공장시설구역 입주를 허용하는 방식이다. 당장 내년 상반기 배터리 제조원료 생산기업이 밀집한 포항 영일만 1·4 지방산업단지에 배터리 재활용업체 입주를 추진한다. 또 블랙파우더 등 사용 후 배터리 재활용 과정에서 생성한 중간 가공품을 '중간 가공 폐기물'이 아닌 '재활용 제품'으로 인정한다.

정부는 사용 후 배터리에 대한 △성능평가 △유통 전 검사 △사후검사로 이어지는 '3단계 안전 점검체계'를 구축해 전기차 등의 안전성을 확보한다. 또 2027년까지 배터리 제조부터 재활용까지 전주기에 걸친 통합 이력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민간 주도 거래시장 형성을 지원할 방침이다.

추 부총리는 “향후 5년간 총 38조원 이상 정책금융을 지원해 이차전지 유망기업 설비투자를 적극 뒷받침하겠다”면서 “내년부터 '차세대 이차전지 기술개발 프로젝트'에 착수해 전고체 배터리 등 핵심기술을 신속히 개발하고 이차전지 특허 심사기간을 현행 21개월에서 10개월로 대폭 단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