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 임완빈 한국신재생에너지협회 부회장 “신재생에너지 내수 붕괴는 제조업에도 악영향”

[人사이트] 임완빈 한국신재생에너지협회 부회장 “신재생에너지 내수 붕괴는 제조업에도 악영향”

“신재생에너지 발전, 제조업계 모두 위기를 맞았습니다. 이는 곧 우리 제조 산업의 RE100, CF100 대응 여건이 악화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임완빈 한국신재생에너지협회 상근부회장은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 생태계가 붕괴 초입에 놓여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신재생에너지 관련 분야는 전에 없는 위기를 맞았다. 발전 사업자, 제조·서비스 업계 가릴 것 없이 모두 하루하루를 걱정해야 할 판이다. 최근 몇 년 신재생에너지 발전 설비가 집중 들어섰다. 이에 따라 전라·충청·강원 등지의 전력 계통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신규 사업 허가를 사실상 막고 있다. 내수 시장에 막힌 상태에서 태양광 업계는 중국산 제품과 경쟁에서 밀렸고 풍력 업계는 실적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임 부회장은 “태양광 부문 중견·중소기업은 폐업 직전에 몰렸고 한화솔루션 같은 대기업마저 희망퇴직 신청에 이어 국내 생산 공장 문을 닫았다”라며 “풍력 분야에선 터빈 등 주기기 사업에 진출한 대기업이 일찌감치 손을 뗐고 조선, 철강, 건설 업계가 설치, 구조물 관련 시장에 진입했지만 실적 확보가 늦어지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정부는 전력 계통 확대 투자를 통해 숨통을 틔운다는 계획이지만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 투자 주체인 한국전력이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고, 주민 수용성이 극히 낮기 때문이다.

임 부회장은 “투자가 이뤄져야 하지만 계통이 일시에 확대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상황을 고려하면 신재생에너지 시장이 장기간 얼어붙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임 부회장은 신재생에너지 시장 붕괴가 국내 제조업계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글로벌 기업이 협력사에 RE100 이행 압력을 높이고 있다”며 “대다수 제조업체가 이행 의무를 지는 상황에서 신재생에너지 신규 설치가 어려워진다면 중견·중소기업은 협력사 배제 등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임 부회장은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 제조·서비스 업계가 모두 어려운 상황”이라며 “생태계가 버틸 수 있는 최소한의 시장을 확보하고 기업을 지원하는 노력과 정책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기간 대규모 수요처 발굴이 어렵다면 수도권 건물에 건물일체형태양광 발전(BIPV) 설치량을 늘리고 영농형 태양광 사업을 확대하는 등 여건에 맞는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분산전원 관련 시행령 작업 때 산업 생태계 관점에서 기틀을 수립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 부회장은 또 “해상 풍력은 조선, 철강 산업이 강한 우리나라에 분명한 기회”라며 “대규모 해상 풍력 사업을 통해 우리 기업이 실적을 쌓고 해외에 진출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 부회장은 “한번 시장을 뺏기면 다시 찾아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며 “업계가 활로를 찾을 수 있도록 해외 투자 정보 제공, 해외 사업 지원 등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