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화석연료로부터의 전환'을 촉구하는 내용의 합의문이 타결됐다.
술탄 아흐메드 알자베르 COP28 의장은 13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총회에서 합의안이 최종 타결됐다고 선언했다.
새로운 합의문에는 100여개 당사국이 요구한 '단계적 퇴출'(Phase-out) 대신 향후 10년간 '화석 연료로부터 멀어지는 전환'(Transitioning Away)을 촉구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생산량을 3배로 늘리고 배출가스 저감이 미비한 석탄 화력발전소를 신속히 폐기하고 신규 허가를 제한한다는 내용 등은 유지됐다.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 문구는 COP28의 가장 큰 쟁점이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도서국가들은 '단계적 퇴출'을 요구했으나 사우디아라비아 등 산유국은 강력히 반대했다. 아프리카의 저개발국가들도 에너지 전환을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과 기술력이 필요하다며 퇴출에 반대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당초 초안에서는 '화석연료 단계적 퇴출'이 아예 제외돼 당사국들의 비판을 받았다. 도서국가들은 초안을 두고 '사망선고'라며 강력하게 반발했고 미국과 EU 등도 합의문에 서명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COP28 성공의 핵심은 화석 연료의 단계적 퇴출 필요성에 대한 합의에 도달하는 것”이라고 발언했다.
화석연료로부터의 전환을 언급한 것은 지난 11일 공개된 초안보다 진일보한 표현이다. 국제사회의 비판이 지속되자 산유국들이 한발 물러선 셈이다. 목표 달성과 관련해 재량권을 허용한 점도 산유국들의 지지를 얻어낸 배경으로 꼽힌다.
세계자연기금(WWF)은 합의문에 대해 “COP28에서 석탄, 석유, 가스에 대한 완전한 합의에는 미치지 못했다”면서도 “마침내 국가들이 기후위기를 주도하는 화석연료로 초점을 옮겼고 화석연료 시대의 종말을 알리는 신호가 돼야 한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화석연료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개별 국가 차원이 아니라 글로벌한 차원에서 이뤄지도록 공식화했다는 의의가 있다”고 분석했다.
COP28은 당초 12일 폐회할 예정이었지만 최종 합의가 늦어지면서 하루를 넘겼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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