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비명계 의원 모임 '원칙과상식'이 14일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의 2선 후퇴와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요구했다. 여당인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자진 사퇴하면서 비대위 체제 전환을 서두르자 민주당으로도 쇄신 불똥이 튀는 분위기이다. 이들은 12월 말을 데드라인으로 정했다.
원칙과상식 소속 김종민·윤영찬·이원욱·조응천 의원은 1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승리와 윤석열 정권에 대한 압도적 심판을 위해서 한 발만 물러서 주시기 바란다”며 “당 대표가 선당후사하는 통합 비대위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제 1월부터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하면 말 한마디, 발걸음 하나가 판도를 흔들 수 있는 시기”라며 “이 엄중한 시기에 당 대표가 주3회 재판을 받고, 재판 결과에 따라 유죄 판결이 선고될지도 모르는 위험을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국민과 당원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이재명 대표의 사퇴가 민주당의 고질병인 친명·비명 갈등을 치유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통합 비대위만이 이 대표 사법 리스크와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 추진 등에 대한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윤영찬 의원은 “신당 창당 때문에 정치권이 요동치는데 그런 상황을 당에서 주도적으로 막아야 하지 않겠나”라며 “그런 충정에서 지도부에 호소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외에 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와 위성정당 방지를 골자로 하는 선거법 공약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이들은 “정말 총선에 승리하려면 선거법 약속을 어겨서 10석 더 얻는 구차한 길 말고, 선당후사 통합 비대위로 수십석 더 얻는 당당한 길을 가자”며 “그게 민주당 승리의 길이고 윤석열 심판의 길”이라고 말했다.
원칙과상식 의원들은 공천이나 당선 욕심을 내려놓았다며 자신들도 험지 출마든 백의종군이든 선당후사의 길에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달말까지 지도부 결단을 기다리겠다고 했다.
한편 이재명 대표는 원칙과상식의 최후통첩과 관련해 침묵으로 일관했다. 또 현역 의원들의 연이은 불출마 선언에 대한 질문에도 말을 아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