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가상자산, 내년 발행·유통·영업행위 시장 규제 추가”

금융위, 디지털자산 본격 규제
토큰증권 금융 혁신에 큰 도움
IMF “디지털화폐 시대적 흐름
한글처럼 명료한 규칙 필요”

기획재정부(MOEF), 금융위원회(FSC), 한국은행(BOK)이 국제통화기금(IMF)과 공동으로 개최한 '2023 MOEF-BOK-FSC-IMF 국제 콘퍼런스'가 14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렸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왼쪽)와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대화하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기획재정부(MOEF), 금융위원회(FSC), 한국은행(BOK)이 국제통화기금(IMF)과 공동으로 개최한 '2023 MOEF-BOK-FSC-IMF 국제 콘퍼런스'가 14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렸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왼쪽)와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대화하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금융당국이 가상자산에 추가 규제를 추진하겠는 뜻을 밝혔다. 가상자산이 제도권으로 빠르게 들어오는 만큼 안전을 확보해야 할 필요가 크다는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도 디지털화폐 등 가상자산이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라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각 국이 리스크를 줄일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데 공감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14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한-국제통화기금 공동 국제 컨퍼런스'에서 “가상자산 규율체계 큰 뼈대가 자리잡힌 만큼 앞으로는 가상자산 발행과 유통, 그리고 사업자 영업 행위와 시장 규제를 추가 검토할 것”이라면서 “기존 화폐 주권과 금융시장을 위협할 수 있는 스테이블 코인도 별도 규율 체계를 마련해 신뢰성과 안정성을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이날 “2024년은 디지털자산 제도권 규제가 본격화되는 시점”이라고 언급했다. 금융당국은 올해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을 위한 법률을 마련해 새해 7월부터 시행한다. 또 국회에서는 토큰 증권에 기존 자본시장법 규율 적용을 위한 제도 개선 논의가 진행 중이다. 이용자 보호와 자금세탁 방지라는 큰 틀을 갖춘 만큼 발행·유통 등 다음 단계에서 더 정교한 규칙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추경호 경제부총리 역시 “디지털화폐는 혁신성과 불안정성을 동시에 가진 양날 검이라는 점”이라면서 “디지털화폐가 현재 경제·금융 시스템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경제성장과 새로운 산업의 토대가 될 수 있도록 제도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정부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김 부위원장은 이날 실물자산을 분산원장을 통해 쪼개고 증권화하는 토큰증권에 대해 큰 기대감을 내비쳤다. 다른 가상자산과 달리 내재가치가 있어 디지털화폐가 주도하는 금융 혁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김 부위원장은 “지금까지는 이용자보호와 자금세탁 방지에 초점을 맞췄지만 (이제) 혁신도 중요하다”면서 “특히 혁신에 토큰증권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른 가상자산은 내재화 가치가 없지만 토큰증권은 내재화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패널 토론에 참석한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조사국장 역시 “한국 부동산 시장 특징인 전세 제도도 토큰화가 가능해진다면, (사기 등) 리스크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를 위해 방한한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 역시 암호화폐같은 가상자산이 거시경제를 해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화폐가 디지털화 되는 시대적 흐름을 막을수 없지만 각국 정부가 적절한 규제로 위험을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암호화폐에도 한글처럼 명료한 규칙이 필요하다고 발언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한글 문자체계는 엘리트만 접근 가능하던 비효율적 문자를 명료한 규칙에 따라 간결하게 만들어낸 완벽한 공공재”라면서 “IMF가 목표하는 것이 같은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적인 통화를 사용하는 대신 사적인 암화폐를 사용하는 것은 외화보유, 세금징수 같은 통화정책 영향력을 우회하고 약화시킬 수 있다”면서 “IMF 주요 목표 중 하나는 암호화폐 리스크를 피할 수 있는 규칙과 기술을 활용한 인프라를 제공해 보다 효율적이고 접근성이 뛰어난 금융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기회를 수용하되 리스크를 책임 있게 관리해야 된다”면서 “시간이 없기 때문에 안전벨트를 채우고 빨리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