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 인터넷은행, 중·저신용자대출 비중 턱걸이...내년에 완화할까?

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중·저신용자대출 비중 성적표 마감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카카오뱅크를 제외하고 케이뱅크, 토스뱅크가 비중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패널티 여부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인터넷은행들은 연말까지 목표치 달성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포용금융과 건전성 딜레마 속 금융당국 지침에 주목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만 중·저신용 대출 목표치 달성

카카오뱅크는 올 3분기 기준 중·저신용대출 비중 28.7%를 기록하며 연말까지 목표한 30% 기준치를 무난히 달성할 전망이다.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는 올 3분기까지 각각 26.5%, 34.46% 비중을 기록, 목표했던 32%, 44% 비중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중·저신용자 대출금리를 세차례 인하하는 등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에 주력하며 비중을 끌어올렸다. 케이뱅크도 자사 중·저신용자대출 금리를 인하하고, 고신용자 대출을 제한하는 등 적극적인 확대 전략을 취했으나 비중 확대가 더뎠다. 케이뱅크가 올해 목표치에 미달하면 2021년에 이은 두번째 기준 충족 실패다.

토스뱅크 역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목표치 달성 실패가 예상된다. 토스뱅크는 6월말까지 38.5%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을 기록했으나, 신용대환대출 서비스가 시작되며 대출 수요가 증가, 오히려 3분기에는 중·저신용 대출 비중이 34.5%로 4%포인트(P) 하락하기도 했다.

금융당국은 당초 연말까지 목표치 비중을 맞추지 못한 인터넷은행들에 신사업 진출 시 불이익을 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위원회 인가가 필요한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해외진출 등 신사업에서 제재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고신용자 금리가 더 높아, 건정성 관리 숙제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는 연말까지 목표치 달성에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인터넷은행들은 중·저신용자 확보를 위해 금리를 낮추며 건전성 관리라는 숙제도 함께 안게 됐다.

케이뱅크는 7월 중순부터 11월중순까지 4개월간 고신용자 대상 신규 신용대출을 중단하고, 중·저신용자 대출 상품 금리를 1~3.3P 인하하는 등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확대에 힘썼다. 이에 따라 고신용자의 신용대출 금리가 더 높은 금리 역전 현상도 나타났다.

인터넷은행들은 시중은행보다 낮은 금리로 고객 확보에 주력하며 연체율과 건전성 리스크 관리도 힘쓰고 있다. 토스뱅크의 3분기 연체율은 1.18%로 3사 중 가장 높았다. 카카오뱅크는 0.49%, 케이뱅크는 0.90%로 작년과 같거나 소폭 상승했다.

3사는 대손충당금을 늘리며 연체율 리스크에 대응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3분기 충당금잔액은 3662억원으로 대손충당금 적립률 243%를 기록했다. 케이뱅크는 3분기 630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해 전년 동기 대비 2배가까이 충당금을 쌓았다. 토스뱅크도 3분기 누적 3035억원을 적립, 대손충당금 적립률 213%를 기록했다.

◇상생금융 압박에 내년도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고심

금융당국은 내년도 인터넷은행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목표치를 정하기 위한 논의에 돌입했다. 시장상황 변동과 무리한 목표치 달성에 따른 건전성 악화를 우려, 일괄 30%로 목표치 조정 혹은 신용점수 기준 확대도 제기됐다. 중·저신용자 선정 시 현행 KCB 외에 나이스신용평가정보(NICE) 기준을 활용해 중·저신용자 범위 파악 기준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 상황 악화와 인터넷은행들의 노력을 감안, 목표치 달성 실패에 따른 패널티를 면제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당초 금융당국은 목표치 달성에 실패한 은행들에 신사업 인허가에서 제한을 두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2021년 중·저신용대출 목표치 달성 실패 사례에 금융당국은 “목표 달성 실패 책임을 물어 인위적 제재를 주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며 “기계적 제재나 패널티가 아닌, 인터넷은행이 자발적으로 중금리대출 비중을 늘릴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융위 관계자는 “올해가 끝난 후 목표치가 나와야 패널티 관련 사안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상황을 봐야한다”고 말했다.

인터넷전문은행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잔액기준) - (자료 은행연합회)
인터넷전문은행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잔액기준) - (자료 은행연합회)

정다은 기자 dand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