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그룹, 오너 3세 승계 속도...김석수 회장 자녀들에 120만주 증여

김석수 동서식품 회장
김석수 동서식품 회장

동서그룹이 승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주사인 동서 지분 증여와 매입으로 오너 3세 지분을 늘리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돈독한 형제경영으로 유명한 동서그룹이 3세 체제로 바뀌고 있지만 장손인 김종희 동서 부사장을 중심으로 한 승계 구도는 이변이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김석수 동서식품 회장은 자녀인 김동욱, 김현준씨에게 각각 60만주씩 총 120만주를 최근 증여했다. 이는 증여일 종가(1만8040원) 기준으로 환산하면 216억4800만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동서그룹은 창업주인 김재명 명예회장의 차남인 김 회장과 장남인 김상헌 전 고문 일가가 지주사인 동서 지분 67.3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개인 최대주주는 김석수 동서식품 회장으로 현재 17.39%를 보유하고 있다. 김 회장의 지분 증여로 동욱씨의 지분은 3.2%, 현준씨는 2.9%를 보유하게 됐다. 앞서 김 회장은 작년 말에도 동욱씨와 현준씨에게 각각 18만주와 12만주를 증여한 바 있다.

개인 최대주주는 김 회장이지만 김상헌 전 동서 고문 일가가 보유한 전체 지분은 40%를 웃돈다. 김상헌 전 고문은 현재 16.25%를 보유한 2대주주이고 아내인 한혜연씨가 3.61%를 아들인 김종희 부사장이 14.14%를 갖고 있다. 장녀와 차녀, 며느리, 손주가 보유한 지분 합산이 7.82%로 김 전 고문 일가 지분은 41.82%에 달한다.

일각에서는 오너 3세로 승계하는 과정에서 사촌 간 지분 경쟁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지만 장손인 김종희 부사장으로 승계 구도는 굳어진 것으로 관측된다. 김 부사장은 현재 오너 3세 중 유일하게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김 전 고문으로부터의 증여와 장내매수를 통해 꾸준히 지분을 늘리고 있다. 작년 말 지분 12.59%에서 12월 현재 기준 지분은 1.15%포인트(P) 증가했다.

동서그룹은 그 동안 형제경영을 이어왔다. 김상헌 전 고문이 용퇴한 이후 김석수 회장 역시 지난 2018년 감사로 물러났다 올해 3월 동서식품 회장직에 복귀했다. 주력 계열사인 동서식품은 동서와 미국 식음료 회사인 몬델리즈가 지분 절반씩을 보유한 합작사로 국내 믹스커피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편 김 회장은 서울대학교발전기금, 서울대학교병원, 유니세프한국위원회에도 동서 지분을 증여했다. 서울대학교발전기금은 1만7500주(3억2300만원), 서울대학교병원·유니세프한국위원회는 각각 5000주(9200만원) 규모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