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가능성이 고조된 가운데 한미 양국이 핵협의그룹(Nuclear Consultative Group·NCG) 2차 회의를 가졌다. 미국의 버지니아급 핵(원자력) 추진 잠수함 미주리함(SSN-780)도 17일 부산해군기지에 입항했다.
한미 양국은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NCG 2차 회의를 갖고 확장억제 강화 방안을 작전계획으로 구체화했다. 핵전략 기획·운용 관련 가이드라인(지침)을 구체적으로 협의해 내년 중반까지 완성하고, 내년 8월 자유의 방패(UFS) 훈련 등 한미 연합훈련에 핵 작전 시나리오를 포함하는 내용 등이 골자다. 한미 정상간 즉각적인 '핫라인' 가동을 위한 보안 통신망이 구축 중이라는 점도 공개됐다.
NCG 우리측 수석대표인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한미 간 핵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완성하기까지 필요한 NCG가 2차례 열렸다. 내년 6월 회의로 준비형 임무를 띤 NCG는 끝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양국은 다음 3차 회의를 내년 한국에서 열기로 합의했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1~2차 회의를 주도한 것과는 달리 3차 회의를 양국 국방부가 맡은 것도 특징이다.
김 차장은 “오늘 승인된 작업계획을 바탕으로 과업별로 구체화 작업을 더욱 정교하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마지막 NCG까지 한미 확장억제 체제의 실질적 기반을 공고히 구축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NCG는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4월 26일 한미정상회담에서 채택한 '워싱턴 선언' 핵심 결과물이다. 두 정상은 확장억제 강화와 핵 및 전략 기획 토의, 비확산 체제에 대한 북한 위협 관리'를 목표로 NCG 창설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핵 기획 및 태세 검토 △미국 핵 자산과 한국 비핵자산의 실제 운용 계획 구체화 △미 핵전략 자산의 정례적 한국 배치·이동 등 5개 분야 행동계획에 합의하며 '일체형 확장억제' 가동에 필요한 조치들을 구체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핵 공격이 가능한 미국의 전략핵잠수함(SSBN)도 42년 만에 우리나라를 찾았었다.
이런 가운데 미 해군 태평양함대 제1잠수함전대 소속 미주리함이 부산항에 입항했다. 미 핵 추진 잠수함 입항은 지난달 22일 로스엔젤레스급 핵추진 잠수함 '산타페함'이 제주기지에 입항한 지 약 3주만이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