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자영업자 비중이 큰 반면 시간제 근로자 비중은 작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보다 연간 근로시간이 더 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유연근무제와 시간선택제를 활성화해 근로시간 선택권을 확대함으로써 다양한 계층이 노동시장에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민섭 한국개발연구원(KDI) 재정·사회정책연구부 연구위원은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OECD 연간 근로시간의 국가 간 비교분석과 시사점' 연구 결과를 공개하고 이 같이 밝혔다.
지난해 한국의 1인당 연간 근로시간은 1901시간(전체 취업자 기준)으로 OECD 회원국 평균 1752시간보다 149시간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시간이 긴 회원국은 콜롬비아(2405시간·2021년 기준), 멕시코(2226시간·이하 2022년 기준), 코스타리카(2149시간), 칠레(1963시간) 등 중남미 4개국뿐이다.
KDI에 따르면 OECD 30개국 평균과 한국의 연간 근로시간 격차에는 한국의 근로자가 동일한 취업형태의 외국 근로자보다 실제로 더 오래 일한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외국에 비해 한국의 자영업자 비중이 크고 시간제 근로자 비중은 작다는 사실도 반영됐다.
KDI는 자영업자 비중이 크고 시간제 근로자 비중이 작은 탓에 1인당 연간 근로시간이 비교적 길게 나타나는 측면이 있다고 봤다. 이러한 취업형태 구성의 차이를 통제하면, 한국과 여타 OECD 국가의 연간 근로시간 격차가 약 31% 감소한다. 다만, 자영업자와 시간제 근로자 비중 영향을 고려하더라도, 한국은 비교적 장시간 근로 국가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 위원은 “2010~21년 기간에 줄어든 한국의 1인당 연간 근로시간 중 약 33%가 자영업자 비중 감소 및 시간제 근로자 비중의 증가에 기인한다”면서 “유연근무제와 시간선택제의 활성화를 통해 근로시간 선택권을 확대함으로써, 다양한 계층의 노동시장 참여를 가능하도록 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