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확장현실(XR) 기기에 특화한 이미지센서를 출시한다. 메타에 이은 애플·삼성·구글 등의 진출로 확대되고 있는 XR 기기 시장 공략을 위한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고속 촬영에 적합한 '아이소셀 비전 931'과 사물 인식에 사용되는 '아이소셀 비전 63D'를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비전 931은 픽셀을 한 꺼번에 빛에 노출시키는 방식으로 빠른 움직임 촬영이 강점이다. 이를 XR 기기에 적용하면 홍채인식과 시선추적, 얼굴 표정, 손동작과 같은 미세 움직임 인식이 가능하다. XR이 이용자의 현실 상황과 가상의 세계를 연결하는 콘텐츠인 만큼 인터랙티브한 서비스 구현에 필수인 센서부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비전 63D는 거리 측정이나 사물인식이 특징이다. 빛 파장을 감지해 사물의 3차원 입체 정보를 측정한다. XR 콘텐츠를 예로 들면 몇 미터 앞에 장애물이 있는지, 이용자가 있는 공간은 어떻게 생겼는지를 보여준다. 기술적 원리는 간접 비행시간측정(iToF) 방식이며, 사물의 심도(Depth) 연산을 위한 프로세서(ISP)를 내장했다. 최대 10m까지 측정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들 센서가 XR 외에도 로봇, 드론, 모바일에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성장성을 주목하고 신규 개척하고 있는 분야다. 삼성전자는 구글, 퀄컴과 손잡고 XR 기기 상용화를 추진 중이며, 로봇도 사업화를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는 이런 신시장을 겨냥해 이번 센서들을 개발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이사이아리서치에 따르면 로보틱스 분야에서 ToF 방식을 포함한 3D 카메라 채택 비중은 2022년부터 2028년까지 연평균 44.3% 증가할 전망이다. XR·드론 등 응용처별 센서 비중(글로벌 셔터 기준)도 같은 기간 연평균 24.4%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두 센서는 애플 '비전프로'와 같이 삼성전자가 준비 중인 차세대 XR기기나 삼성전자가 지분투자한 레인보우로보틱스가 개발하는 서빙용 로봇 등에 탑재될 전망이다.
이해창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차세대센서개발팀 부사장은 “차별화된 이미지센서 기술과 노하우를 모두 집약해 차세대 시장을 주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종진 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