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KBSI, 초미세먼지 성분을 분자 단위로 측정하는 분석기술 개발

국내 연구진이 초미세먼지 성분을 분자 단위로 측정할 수 있는 분석기술을 개발했다. 초미세먼지 발생지역 주변환경의 화학적 특성을 파악하는 데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

경북대(총장 홍원화)는 김성환 화학과 교수연구팀이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원장 양성광) 김영환 바이오화학분석팀 박사 연구팀과 공동으로 동절기 동북아시아 3개국(한국, 중국, 몽골)에서 수집된 초미세먼지 시료의 성분을 분석하고, 발생지역과 관련된 화학적 특성을 밝히는 데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왼쪽부터 손승우 경북대 연구원(공동제1저자), 박문희 KBSI 기술원(공동제1저자), 김영환 KBSI 김영환 책임연구원(공동교신저자), 김성환 경북대 교수(공동교신저자)
왼쪽부터 손승우 경북대 연구원(공동제1저자), 박문희 KBSI 기술원(공동제1저자), 김영환 KBSI 김영환 책임연구원(공동교신저자), 김성환 경북대 교수(공동교신저자)

이번에 개발한 분석법은 초고분해능 질량분석기를 활용해 다양한 초미세먼지의 특성을 분석할 수 있는 '질량분석 데이터 기반 인공신경망 모델링'기술이다. 환경 시료 물질의 분자량 및 화학적 조성에 대한 상세 정보 제공은 물론, 수많은 시료 분석 빅데이터가 학습된 인공신경망을 통해 초미세먼지의 화학적 특성을 다양한 변수들로부터 추론해 분석·해석하는 능력도 있다.

초미세먼지는 다환 방향족 탄화수소 유기화합물이나 벤젠, 톨루엔 등 휘발성 유기화합물과 같은 다양한 화학적 구성물로 이뤄져 있다. 특히 벤조피렌과 같은 높은 발암성과 유전자 변형성을 가진 물질은 인체 건강에 치명적이다.

기존의 초미세먼지 측정법은 분석 데이터의 복잡성 및 시료 생성 변수의 다양성으로 인해 해석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 개발된 분석기술은 초미세먼지 발생지역 간 대기환경 오염의 차이와 관련된 환경 오염물질을 분자 수준으로 분석, 발생지역을 포함한 다양한 초미세먼지 생성 변수와 관련된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분석·이해할 수 있다.

초미세먼지 시료는 3개국의 수도(서울, 베이징, 울란바토르)에서 동절기인 2020년 12월부터 한 달간 매일 포집기를 통해 확보한 입자를 바탕으로, 추출 및 농축 과정을 거쳐 총 692개의 샘플(견본)을 만들었다.

질량분석 데이터 기반 인공신경망 모델링 분석
질량분석 데이터 기반 인공신경망 모델링 분석

경북대에 설치된 초고분해능 질량분석기(7T FT-ICR MS)로 모든 시료들에 대한 분석을 진행했다. 분석 데이터는 각 시료가 발생한 지역 정보와 함께 인공신경망 분류 학습 모델에 적용시킴으로써, 각 지역별 분석 데이터와 초미세먼지의 농도가 함께 학습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시료들에 포함된 다양한 유기성분을 분자 수준으로 분석할 수 있었으며, 발생지역 간 초미세먼지의 화학적 구성이 어떤 차이와 특징을 보이는 지를 알 수 있었다.

또 KBSI에 설치된 2차원 가스크로마토그래피/고분해능 질량분석기로는 초미세먼지 내 대표적 환경 오염물질인 다환 방향족 탄화수소 화합물을 분석했다. 울란바토르의 대기 중 초미세먼지 농도는 서울과 베이징에 비해 두세배 높았지만, 유해한 환경 오염물질인 다환 방향족 탄화수소의 농도는 울란바토르가 서울과 베이징에 비해 초미세먼지 농도 차이 보다 훨씬 높게 나왔다.

김영환 박사는 “이번 분석법의 다양한 응용을 통해 대기 환경오염의 주범인 초미세먼지의 생성 경로 분석, 배출원 추적 및 저감 기술 개발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KBSI의 '미세먼지 유해물질 분석 및 유해성 평가기술 개발'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최근 환경분야 저명학술지 '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에 게재됐다.

대구=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