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 4호기 서울대 평창 전파망원경(KVN 평창 전파망원경)이 고주파수 우주전파신호 가운데 가장 높은 주파수 대역 검출에 성공했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서울대 평창캠퍼스에 건설 중인 KVN 평창 전파망원경의 첫 신호 검출에 성공하고, 내년부터 초대질량 블랙홀 관측에 직접 참여한다고 20일 밝혔다.
KVN 평창 전파망원경은 기존 KVN 망원경의 관측 주파수 대역을 포함해 최고 270㎓에 이르는 고주파수 우주전파신호를 관측할 수 있는 세계 최초 5채널 수신시스템을 갖췄다.
앞서 10월 100㎓ 대역에서 오리온성운 일산화규소(SiO) 분자선을 성공적으로 검출한 데 이어, 가장 높은 주파수 대역인 230㎓ 대역에서도 첫 신호로 오리온성운 일산화탄소(CO) 분자선 검출에 성공했다.
230㎓ 관측을 위해서는 전파망원경 주경면을 설계된 곡면과 일치하도록 정밀하게 구현하는 것이 핵심 기술인데, 이에 필요한 주요 정밀 부품을 순수 국내 기술로 제작하고 설치했다.
KVN은 2009년 완공된 이후 KVN 단독 관측을 비롯해 한일 초장거리간섭계(VLBI) 관측망, 동아시아 VLBI 관측망, 유럽 VLBI 관측망, 국제 밀리미터 VLBI 관측망 등 전 세계 전파망원경들과 활발한 국제 공동 관측 및 국제협력 연구를 수행해왔다.
최근에는 사상 최초 M87 블랙홀 관측과 우리은하 중심 궁수자리 블랙홀 관측에 기여했다.
천문연이 독자 개발한 KVN 다주파수 동시 관측 수신시스템은 현재 전 세계 여러 전파망원경에 도입돼 국제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에는 이탈리아 국립천체물리연구소에 3기를 수출했으며, 사건지평선망원경(EHT)을 비롯해 차세대 블랙홀 관측을 위한 거대 국제 공동연구 프로젝트인 차세대 EHT 프로젝트(ngEHT)의 핵심 관측 시스템으로 채택됐다.
ngEHT 프로젝트는 기존 EHT 전파망원경을 확장하고 성능을 향상해 초대질량 블랙홀의 동영상 촬영을 비롯, 블랙홀과 그 주변 환경에 대한 깊은 이해를 목표로 한다.
KVN 평창 전파망원경은 내년 상반기 시범운영을 거쳐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관측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천문연은 KVN 전파망원경이 3기에서 4기로 늘어나면 천체 관측 영상 성능이 2배 이상 향상돼 우주 초미세구조 연구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기태 천문연 전파천문본부장은 “평창 전파망원경 건설로 동아시아 및 국제 밀리미터 VLBI 관측망에서 KVN의 위상이 더 높아지고, EHT 관련 국제협력에서 한국 연구팀의 역할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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