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등 중국 직구 플랫폼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높은 가격 경쟁력과 무료 배송·반품 등 파격적인 혜택을 앞세워 국내 e커머스 업체를 제치는 양상이다.
20일 모바일 시장조사업체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 11월 알리익스프레스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707만명이다. 작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지난 10월과 비교해도 한 달 사이 100만명 가까이 늘었다. 11월 사용자 애플리케이션(앱) 체류 시간 또한 1747시간으로 전월 대비 50.3% 증가했다.
테무도 사용자 수가 폭증하고 있다. 지난 8월 51만명 수준이었던 테무 MAU는 11월 353만명까지 증가했다. 8월부터 매달 100만명 안팎으로 MAU가 늘어나고 있다. 쉬인 또한 지난해 11월 4만명 수준에서 지난 11월 58만명으로 10배 이상 MAU가 늘었다.
중국 직구 플랫폼 상승세는 11월 증폭됐다. 중국 광군제, 미국 블랙 프라이데이 등 대형 쇼핑 축제에 맞춰 대규모 프로모션을 진행한 것이 효과를 봤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 적극적인 광고 캠페인을 통해 꾸준히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내 e커머스와 비교해도 중국 직구 플랫폼 상승세는 두드러진다. 11월 MAU 기준으로 알리익스프레스는 두 달 연속 G마켓을 제치고 쿠팡, 11번가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테무 또한 362만명의 MAU를 기록한 티몬과 10만명 이내로 격차를 좁혔다. 중국 업체들이 1년 새 두 배 이상의 성장세를 기록한 반면 11번가와 G마켓, 티몬의 경우 작년 동기 대비 MAU가 감소했다.
중국 직구 플랫폼의 상승세 배경에는 높은 가격 경쟁력이 있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쉬인 모두 최대 90%에 달하는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파격적인 할인 혜택을 카테고리별 인기 상품에 폭 넓게 적용할 수 있어 차별화에 성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직구 플랫폼 한계로 여겨졌던 배송 경쟁력도 갖추고 있다. 테무는 90일 이내 무료 반품, 쉬인은 주문 24시간 내 출고라는 혜택을 앞세우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초저가 전문관 '초이스'를 통해 최대 5일 내 배송을 보장한다. 내년도 국내 전용 물류센터를 설치하면 이같은 장점은 배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약점으로 꼽히는 고객관리(CS) 이슈 해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해 11월 국내 첫 고객센터를 설립한 데 이어 지난 11월에는 국내 전용 반품센터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 향후 3년간 100억원을 투자해 국내 지식재산권(IP) 침해 문제와 가품 이슈에 적극 대처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e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과감한 투자로 국내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중국 직구 플랫폼 의지가 느껴진다”며 “온라인 쇼핑에 익숙한 젊은 층에게 호응을 얻으며 상승세를 가속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