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앱 서비스는 비즈니스의 기본이다. 골프 시장도 마찬가지. 라운드 때 당연하게 여겨졌던 종이 스코어카드는 스마트스코어 앱 서비스에 자리를 내줬다. 하지만 여전히 부족한면이 없지않다. 아날로그 감성같은 향수는 아니다. 기술적인 능력만으로는 채울 수 없는 간극이다. 개발자는 많지만 골프를 아는 개발자는 드물다.
스마트스코어 역시 시행착오를 겪어야했다. 사람이 하던 일을 시스템으로 구현하는 건 말처럼 쉽지않다. 단순히 경력많은 개발자라고 쉽게 할 순 없다. 게다가 골프는 다른 스포츠에 비해 변수가 다양하다. 일예로 골프는 야구나 축구처럼 규격이 정해진 구장을 이용하는 스포츠도 아니다. 또 높아질대로 높아진 골퍼들의 눈높이를 맞추는 건 개발에 대한 지식과 경험에 골프에 대한 이해가 더해져야 가능하다.
최근 스마트스코어가 골퍼들의 입맛에 맞는 신규 서비스 개발에 한창이다. 골프를 아는 흔치 않은 개발자의 합류가 큰 힘이 됐다. 올해 초 스마트스코어 개발실 상무로 부임한 박종철 상무(CTO)가 합류하면서 골퍼 친화적인 다양한 골프 서비스 개발에 속도가 붙었다. 박종철 상무는 옛 한국통신 시절 전화국 교환기 소프트웨어 개발을 시작으로 대우통신과 SK텔레콤을 거친 '개발통'이자 프로골퍼 라이센스를 가진 골퍼다.
박총철 상무는 “스마트스코어는 이제 지난 8년의 가파른 성장에 걸맞는 내실을 갖춰가고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스코어가 가진 큰 그림에 걸맞는 데이터베이스 및 시스템 체질개선이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다. 박 상무는 “처음부터 모든걸 예상하고 큰 그림을 그리는 건 불가능하다”면서 “스마트스코어의 스코어관리는 물론 다른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회사가 급격히 성장하면서 개발이 빠른 변화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부분도 있었고 기획과 개발 파트 간 상호 이해측면에서도 부족한 면이 있었다”고 돌아봤다. 급격한 성장 뒤 겪는 성장통이라는 의미다.
박 상무는 부임 뒤 인력확충에 집중했다. 단순히 개발자 숫자만 늘리는 데 그치지 않았다. 베테랑 개발진을 영입하는한편 서비스 기획능력을 키우는데도 심혈을 기울였다. 박 상무는 “스마트스코어에 온 뒤 1년을 과거 신입때만큼 바쁘게 보냈다”면서 “처음 회장님의 제안이 왔을 땐 사실 망설였다. 골프를 좋아하지만 업으로 삼는 것에 대한 걱정도 있었다. 하지만 회장님의 열정에 걱정보단 기대가 생겼고 그래서 자신있게 과거 함께했던 개발자들까지 스마트스코어에 합류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스마트스코어는 현재 67명의 순수 개발자를 포함 총 120명이 개발실에서 일하고 있다.
1년여에 걸쳐 향후 10년을 책임질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에 심혈을 기울인 개발실은 이제 스마트스코어만의 '콘텐츠'를 구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박 상무는 “스마트스코어가 가진 골프관련 데이터는 국내 최고”라면서 “경영진을 비롯해 마케팅, 서비스 기획 등에서 갖고있던 다양한 아이디어를 이제 시스템을 통해 구현해내는 게 개발실의 임무다. 시스템이 갖춰지면 그 동안 쌓은 스마트스코어의 데이터의 가치가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스마트스코어는 새해 대대적인 서비스 확대 및 업그레이드를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2020년 정성훈 스마트스코어 회장은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골프 IT시장의 1조원 유니콘”을 꿈꾼다면서 “오프라인까지 연계한 콘텐츠 플랫폼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그리고 정성훈 회장의 자신감은 일정부분 현실이됐다.
하지만 스마트스코어를 향한 골프계의 시선에는 여전히 물음표가 따라붙는 것도 사실이다. 스코어관리 서비스에 대한 차별화를 제외하면 앱에서 보여지는 '콘텐츠'가 아쉬웠기 때문이다. 의류와 클럽 브랜드를 인수하고 골프장 운영까지 사업영역이 확대됐지만 투자만큼 수익을 키워내지 못하면서 '외발자전거'라는 우려섞인 시선도 있다.
2024년은 스마트스코어에게도 중요한 한 해가 될 전망이다. 급격한 성장을 이뤄냈고 성장통을 겪으면서 내실을 다진만큼 그간의 투자에 걸맞는 실질적인 가치를 증명할 필요가 있다. '완전히 바뀐다'고 표현할만큼 새롭게 업그레이드 될 스마트스코어가 또 한번 골프시장의 혁신을 이뤄내길 기대한다.
정원일 기자 umph1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