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중성미자관측소(KNO) 추진단은 21일 서울대에서 KNO 건립을 위한 국제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는 2015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타카아키 카지타 일본 도쿄대 교수를 비롯해 국내외 석학들이 참석했으며, KNO의 과학적 중요성과 파급효과에 대한 발표 및 토론이 이뤄졌다.
세션1에서는 타카아키 카지타 교수가 '중성미자와 우주'를 주제로 발표를, 유인태 성균관대 물리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중성미자 관측소 건립 추진 현황을 소개했다.
질량을 가진 입자 가운데 우주에서 가장 가벼운 입자이자 '유령입자'로 불리는 중성미자는 모든 물질을 투과하는 성질을 갖는다. 태양 등 별 중심부에서 방출되고 있으며, 블랙홀과 같이 우주탄생 비밀을 풀기 위한 중요한 단서로 과학계가 주목하고 있다.
일본은 카미오카관측소를 통해 중성미자 분야에서 노벨상을 2회나 수상하며 중성미자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이번 포럼에 초청된 타카아키 카지타 교수도 카미오카의 제2세대 중성미자 관측소인 슈퍼카미오칸데 실험에서 중성미자 진동 현상을 발견한 업적으로 노벨을 수상한 바 있다.
일본은 중성미자 연구성과 확대를 위해 현재 차세대 실험시설인 하이퍼 카미오칸데 중성미자 연구시설을 구축하고 있으며, 중성미자 분야에서 세 번째 노벨상을 기대하고 있다.
일본뿐만 아니라 최근 연구를 통해 중성미자가 우주물질 기원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제시됨에 따라 세계 각국에서도 차세대 중성미자 시설을 앞다퉈 건설하고 있다. 미국의 듄(DUNE), 중국의 주노(JUNO) 등이 대표적이다.
우리나라 또한 이 같은 연구 필요성에 따라 2016년부터 KNO 건립 논의가 시작됐으며, 현재 40여명의 박사급 연구자들이 참여해 구성된 설립 추진단이 가동 중이다.
추진단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기획 연구예산을 배정받고 지난 4월부터 KNO 건립 프로젝트 예비타당성조사를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KNO는 지하 1000m 깊이에 80만㎥ 규모로 계획되고 있는데, 완공된다면 중국의 진핑 지하 실험실(33만㎥)를 능가하는 세계 최대 초심층 지하실험실이 된다.
일반 망원경이 지상이나 우주공간에서 천체를 관측하는 데 비해 KNO는 지하에서 우주를 관측한다는 점에서 '지하 우주망원경'이라고 할 수 있다.
유인태 성균관대 교수는 “KNO는 세계 최대 규모의 지하 중성미자 시설로 계획돼 해외 시설들을 능가하는 성능을 갖게 될 것”이라며 “중성미자 연구에서 새 지평을 열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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