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을 스마트폰으로 진단하는 연구 성과가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이광형)은 이성주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팀이 사용자 언어 사용 패턴을 개인정보 유출 없이 스마트폰에서 자동 분석해, 정신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스마트폰을 소지하고 일상적으로 사용하기만 해도 정신건강 상태를 분석·진단할 수 있다.
연구팀은 임상적으로 이뤄지는 정신질환 진단이 환자와의 상담을 통한 언어 사용 분석에서 이뤄진다는 점에 착안해 연구를 진행했다.
이번 기술에서는 사용자가 직접 작성한 문자 메시지 등 키보드 입력 내용, 스마트폰 위 마이크에서 실시간 수집되는 사용자 음성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신건강 진단을 수행한다.
이런 언어 데이터는 사용자 민감 정보를 담고 있어 기존에는 활용이 어려웠다. 문제 해결을 위해 이번 기술에는 연합학습 AI 기술이 적용됐는데, 사용자 기기 외부로 데이터 유출 없이 AI 모델을 학습시켜 사생활 침해 우려가 없다.
AI 모델은 일상 대화 내용과 화자의 정신건강을 바탕으로 한 데이터셋을 기반으로 학습됐다. 모델은 스마트폰에서 입력으로 주어지는 대화를 실시간 분석해, 사용자 정신건강 척도를 예측한다.
나아가 연구팀은 스마트폰 위 대량으로 주어지는 사용자 언어 데이터로부터 효과적인 정신건강 진단을 수행하는 방법론을 개발했다.
스마트폰 위에서 주어지는 현재 상황 단서를 기반으로, AI 모델이 상대적으로 중요한 언어 데이터에 집중하도록 설계했다. 예를 들어, 업무 시간보다는 저녁 시간 가족·친구들과 나누는 대화에 정신건강 모니터링 단서가 많다고 판단해 중점을 두는 식이다.
이번 논문은 신재민 KAIST 전산학부 박사과정, 윤형준 전기 및 전자공학부 박사과정, 이승주 석사과정, 이성주 교수와 박성준 SoftlyAI 대표(KAIST 졸업생), 윤신 라우 중국 칭화대 교수, 최진호 미국 에모리대 교수 공동연구로 이뤄졌다.
이번 논문은 올해 12월 6~10일 싱가폴에서 열린 자연어 처리 분야 최고 권위 학회인 EMNLP(Conference on Empirical Methods in Natural Language Processing)에서 발표됐다.
이성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모바일 센싱, 자연어 처리, AI, 심리학 전문가들의 협력으로 이뤄져 의미가 깊다”며 “스마트폰 사용만으로 정신건강 상태를 조기진단 할 수 있게 됐고, 이번 연구가 서비스화돼 사회에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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