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분기 전기요금 '동결'…연료비 연동제 취지 '무색'

나주혁신도시에 위치한 한국전력공사 본사. 나주=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나주혁신도시에 위치한 한국전력공사 본사. 나주=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정부와 한국전력공사가 내년 1분기 전기요금을 동결했다. 유가 등 연료비 하락으로 전기요금 인하 요인이 발생했지만 한전의 누적적자를 고려해 기존 요금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한전은 내년 1분기 연료비 조정단가가 올해 4분기와 같은 1㎾h당 5원으로 유지한다고 21일 밝혔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 △전력량요금(기준연료비) △기후환경요금 △연료비 조정요금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연료비 조정은 매 분기 시작 전 달에 결정된다. 해당 분기 직전 3개월간 유연탄, 액화천연가스(LNG) 등 연료비를 전기요금에 탄력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것이다.

한전은 지난 18일 ㎾h당 -4원으로 산정된 내년 1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산정내역을 정부에 제출한 바 있다. 정부는 한전의 누적 적자 상황과 그간 연료비가 조정되지 않은 채 요금이 동결됐던 점 등을 감안해 내년 1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를 ㎾h당 5원을 유지하기로 했다.

정부와 정치권에서 전기요금 관련 추가 논의가 없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 1분기 전기요금은 동결될 전망이다.

정부의 이번 판단은 최근 물가상황과 한전 누적적자, 최근 물가상황 등을 복합 고려한 결과로 보인다. 하지만 2021년부터 시행된 연료비 연동제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정부는 연료비 연동제 도입 이후 13번 연료비 조정단가를 결정하면서 '유보' 권한을 6번이나 활용했다. 연료비가 상승할 때는 물가상황 등을 고려해 결정을 유보했고, 연료비가 하락할 때에는 한전의 누적적자를 이유로 이를 요금결정에 반영하지 않았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