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처음으로 '플랫폼-가전' 상호 연동을 시작했다. 글로벌 가전 시장 맞수인 양사가 스마트홈 저변 확대와 고객 편의성 확대를 위해 처음 손을 맞잡았다. 새해에는 제품 전원 온·오프 등 단순 기능 외에 에너지 관리까지 추가해 연동을 넘어 서비스 영역으로 진화를 시도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번주 들어 각사 스마트홈 플랫폼 '스마트싱스(삼성)'와 'LG씽큐'를 통해 상호 간 가전 연동·제어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첫 대상은 세탁기, 건조기, 공기청정기다.
양사는 각 스마트홈 플랫폼에서 '플랫폼 연동' 혹은 '제품 추가하기'를 통해 상호 연동을 지원한다. 사용자는 스마트싱스, LG씽큐를 모두 설치한 상황에서 '플랫폼 연동'으로 연결된 기기를 한꺼번에 추가하거나 세탁기, 건조기, 공기청정기 등 대상 품목을 개별로 추가하면 된다.
첫 연동이다 보니 대부분 기본 기능 구현에 초점을 맞췄다. 제품 연동 후 지원되는 기능은 △전원 온·오프 표시 △현재 상태 표시(일시정지·켜짐 등) △현재 작동 모드 표시 △원격 제어 상태 표시 △동작제어 등이다. 다만 공기청정기의 경우 △공기질 상태 표시 △미세먼지·초미세먼지·국초미세먼지 상태 △바람세기 표시 △바람세기 제어 등 기능을 따로 제공한다.
양사가 직접 경쟁하는 상대회사 제품에 자사 플랫폼의 길을 열어줬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공급자 중심이던 기존 가전 시장에서 고객의 통합 제어, 연동 수요에 대응하고 수요자 맞춤형 전략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새해에는 현재 전원 제어나 상태 확인에 집중된 스마트홈 기능을 에너지 관리 등으로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LG전자를 포함해 글로벌 15개 가전 브랜드의 스마트홈 연동을 추진하는 글로벌 협의체 'HCA(홈커넥티비티얼라이언스)'는 지난 상반기부터 에너지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에너지 모니터링, 에너지 절약 기능 개발을 추진했다.
내달 9일 개막하는 'CES 2024'에서 이 기능이 포함된 HCA 2.0 표준을 시연할 가능성도 짙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는 삼성 '스마트싱스'로 LG전자 세탁기 전원을 켜거나 세탁 코스 설정은 물론 전기 사용량이나 절전모드 실행까지도 가능해진다는 의미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