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연 매출 3조원을 달성하며 '쇼핑 1번지' 타이틀을 사수했다. 과감한 리뉴얼과 차별화된 상품기획(MD) 역량을 앞세워 단일 유통 점포 첫 3조원이라는 신기록을 써냈다. 롯데백화점 또한 잠실점과 본점 등 핵심 점포 고급화 전략을 앞세워 추격에 나선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20일까지 강남점 누적 매출 3조원을 달성했다고 21일 밝혔다. 지난 2000년 개점 이후 23년 만이다. 강남점은 지난 2010년 최단 기간 연 매출 1조원 달성 기록을 세웠으며 2019년 국내 첫 2조원 점포 타이틀을 차지한 바 있다.
3조원 달성 비결로는 △우수한 입지 조건 △탄탄한 우수고객(VIP)층 △독보적인 브랜드 수와 MD 구성 △과감한 리뉴얼 전략 등이 꼽힌다. 참신한 브랜드와 팝업 공간을 확보해 젊은 층과 외국인 고객 공략에 성공한 점도 주효했다.
강남점은 서울 외 지역에서 강남점을 찾은 고객이 전체 매출 50.3%로 과반을 차지한다. 고속버스터미널과 지하철 환승역 등이 이어져 유동인구가 풍부한 덕이다. 고소득 가구가 밀집한 강남 지역을 끼고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VIP 고객층 기반도 탄탄하다. 올해 강남점 구매 고객 중 VIP 비중은 절반(49.9%) 수준으로 신세계 타 점포 평균(35.3%) 대비 높다. 업계 최다인 1000여개 브랜드와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등 럭셔리 매장을 다양하게 운영해 VIP 고객 눈높이를 만족시켰다.
강남점 신규 고객 매출 절반이 2030세대로 구성된 점도 고무적이다. 지난해부터 진행한 'MZ 브랜드' 중심의 전문관 리뉴얼 작업이 빛을 발했다. 이는 젊은 외국인 관광객 수요와도 맞아 떨어졌다. 강남점 외국인 매출은 작년 대비 587% 증가했으며 멤버십 가입 외국 고객 또한 372% 늘었다.
롯데백화점도 잠실점과 소공동 본점 등 핵심 점포를 키우며 맹추격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2조5982억원을 기록한 잠실점은 내년에 무난히 3조 클럽에 입성할 전망이다. 에비뉴엘 잠실점의 경우 올해 단일 명품관 기준 최초로 1조원 달성이 유력하다. 지난 2021년 롯데자산개발을 흡수하며 합쳐진 롯데월드몰 리뉴얼 효과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본점은 올해 매출 2조원을 넘길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2021년 남성 해외 패션 전문관을 시작으로 지난해 여성·식품·뷰티 상품군을 차례로 리뉴얼해 고급화에 힘써온 결과다.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도 매출 2조원 돌파가 확실시된다. 신세계와 롯데가 매출 2조원 이상 백화점을 나란히 2개씩 보유하는 셈이다.
백화점 1번지를 차지하기 위한 양 사 경쟁은 내년에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백화점은지역 '1번 점포' 전략을 이어가며 리뉴얼 작업에 박차를 가한다. 강남점의 경우 내년도 15년만에 식품관 리뉴얼을 완성한다. 총 1만9800㎡(약 6000평) 규모로 신세계 식음료(F&B) 콘텐츠를 총 결집시킬 예정이다.
롯데백화점 또한 8대 핵심 점포 중심의 '럭셔리·프리미엄' 전략 리뉴얼에 집중한다. 내년부터 지방 중소형 점포 활성화에 나서기 위해 정준호 대표 직속으로 태스크포스(TF)도 구성했다. 대구 수성 복합몰 등 미래형 복합쇼핑몰 개발에도 가속을 낸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