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봄' 김의성, “거듭된 빌런 역, 피로감보다 매력 느껴…내년도 운좋았으면”(인터뷰②)

사진=안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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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런 자체가 도덕을 이길만큼의 욕망을 지니고, 그를 행동으로 옮기는 성격의 캐릭터기에, 배우로서는 매력이 있을 수 있다” 배우 김의성이 '빌런' 연기의 정의를 새롭게 내리며, 한층 다채로운 연기매력을 펼칠 것을 예고했다.

21일 서울 성수동 메가박스 성수 VIP라운지에서 영화 '서울의 봄'에 출연한 배우 김의성과 만났다.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 배급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은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 영화다.

사진=안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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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성은 주당 평균 200만명을 동원중인 화제작인 이 영화에서 국방부 장관 오국상 역으로 열연했다. 무사안일 식의 나약함과 뻔뻔함의 이기적 면모는 기존 김의성 표 빌런 연기와는 또 다른 톤의 얄미운 매력으로서 사랑받고 있다.

이러한 사랑은 모범택시2, 택배기사 등에 이어진 올해 피날레는 물론, 2011년 복귀 이후 활발한 연기행보로 두각을 나타내고있는 김의성의 새로운 활약상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김의성은 인터뷰 동안 '서울의 봄'을 기준으로 한 자신의 다양한 연기히스토리를 되짚으며, 2024년에도 이어질 연기활약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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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듭된 빌런연기, 스스로 지치는 감은 없는지?

▲솔직히 그런 고민들을 하지는 않는다. 배우는 기본적으로 쓰임받는 수동적인 직업이고, 스스로는 제 역할들이 마냥 '악역'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스스로를 나쁜 사람이라 생각하면 살 수 없는 것처럼, 캐릭터 자체도 나쁘다 생각하면 연기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리고 빌런 자체가 도덕을 이길만큼의 욕망을 지니고, 그를 행동으로 옮기는 성격의 캐릭터기에, 배우로서는 매력이 있을 수 있다.

발탁되는 캐릭터 안에서 정당성을 찾고, 누구나가 갖고 있는 다양한 내면에서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을 매칭해서 연기하려고 한다. 그것이 극대화돼서 잘 맞아떨어지면, 공감을 얻기도 쉽고 스스로 쾌감도 있을 수 있다.

-출연드라마나 영화 다수가 상당한 화제성과 인기를 얻었다. 작품을 보는 기준이 있나?

▲해피 참(Charm)같은 느낌으로다, 운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웃음). 거절한 작품도 많지만 이성적으로 괜찮다 싶은 작품들은 자세히 보곤 한다.

무언가 급한 상황이라면 모르겠지만, 복귀 후 줄곧 작업하면서 판단을 잘 해나가고 있는 것 같다.

사진=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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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극 속에서 등장하는 경우가 제법 있는데, 의도적인 것인지?

▲역사를 다루는 데 제법 걸리게 되는데, 저에게 썩 좋은 캐릭터는 돌아오지 않더라(웃음). 다만 스스로 출연하고자 했던 작품은 영화 '1987'의 이부영 역이다.

20대 초반의 감수성 예민한 시절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었기에, 당대의 시절에 들어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2011년 '북촌방향'으로 복귀한 이후 다작을 해오고 있다. 또한 활동폭도 다양하게 이어오고 있다. 그에 따른 소회?

▲좀 더 젊었을 때는 주연배우만 했고, 작품 수도 많지 않았다. 다시 출발하면서 주어지는 기회들을 기쁘게 맞이하는 가운데, 감사하게도 주목받는 작품들이 많았던 것 같다.

다양한 활동 폭은 민주사회 시민으로서의 당연한 행보로, 무차별적인 비판을 받을 때도 있었지만 생각보다 균형치를 잘 잡은 것 같다.

이제는 제가 책임져야 하는 식구들도 있고 하니, 좀 더 신중을 기하게 되지 않을까 한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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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부터 10년정도 연기공백이 있다. 그의 이유는?

▲연기를 잘 못해서,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폐를 끼친다는 생각에 꽂혔었다. 그래서 연기를 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해외사업들을 하던 와중에 아버지의 암투병 수발을 하게됐다.

힘든 시절 속에서 홍상수 감독의 제안으로 잠깐 촬영을 하면서 조금은 생각을 달리하기 시작한 가운데, 아버지께서 남기신 '재밌게 살라'라는 말씀을 염두에 두면서 배우를 다시 해야겠다 결심했다.

그렇게 복귀를 하면서 '관상'을 기점으로 새롭게 배우로서의 삶을 열게 됐다. 배우로서의 진짜 좋은 시기라 할 35~45세 사이를 놓친 안타까움이 있지만, 인간으로서는 그 덕분에 행복한 게 아닐까 한다.

홍상수 감독의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을 함께 했던 후배감독들과의 든든한 인연으로 더욱 굳게 나설 수 있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함을 전한다.

-내년 1월 개봉될 '외계+인' 2부, 하정우 연출작 '로비' 등 차기작 기대감은?

▲먼저 '외계+인'은 배우로서도 관객으로서도 애정을 지닌 영화로, OTT에서의 새로운 호평들이 야속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1월 개봉될 2부는 편집시사를 봤는데 만족스럽다. 지난 1부의 요약 포인트와 함께 떡밥들이 모두 회수되니까 정말 자신있다.

로비는 감히 역대급이라 할 수 있다. 하정우-이동휘를 보는 것 자체가 재밌고, 평생 했던 캐릭터 중 가장 애정이 가는 캐릭터로서 주목해주셨으면 한다.

사진=이승훈 기자
사진=이승훈 기자

-김의성이 직접 꼽는 자신의 대표작?

▲배우에게 대표작이란 2~3년마다 한 번씩 프리랜서 재계약하는 느낌의 것이 아닐까?

좋은 작품을 만나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그 힘으로 이어가는 게 있다. 지금까지 영화 드라마를 아울러 '관상'이나 '부산행', '미스터션샤인', '모범택시' 등 좋은 작품들이 있었다.

이번 '서울의 봄'도 좋지만.. 작품을 좀 더 책임지는 역할을 맡았으면 싶다.

-김의성에게 2023년?

▲운이 좋은 한 해였고,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았던 한 해였다. 무엇보다 회사를 만들었다는 큰 사건이 있어서 뿌듯함도 부담도 있다.

내년 좋은 작품을 하는 것은 당연, 회사성장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이 있다. 매니지먼트의 꽃이라면 신인발굴과 육성, 훌륭한 분들을 모시는 것도 생각한다.

앞으로도 운이 좋았으면 좋겠다. 배우계 하이브가 되고 싶다(웃음).

전자신문인터넷 박동선 기자 d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