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대체불가능토큰(NFT) 마케팅과 거리두기가 시작됐다. 현대백화점은 H.NFT 서비스를 종료한다. 신세계는 지난 5월 푸빌라 NFT 혜택을 줄인 바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NFT 마케팅이 주목받았으나 앤데믹 이후 오프라인 시장으로 소비자가 복귀하며 관심이 시들해졌다는 분석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6월 선보인 전자지갑 'H.NFT' 서비스를 새해 3월 31일부터 종료한다. 서비스 종료 후에 H.NFT 지갑은 비활성화돼 다운로드와 열람이 불가하다. 이외에도 H.포인트 애플리케이션(앱) 내에서 Hip-tok과 H.TV 서비스도 함께 종료한다. NFT는 블록체인 기반의 그림과 사진, 동영상 등의 디지털 콘텐츠를 의미한다.
지난 5월 신세계는 지난해 발행한 푸빌라 NFT 등급별로 제공되던 혜택을 절반 가까이 축소한 바 있다. 예를 들어 미스틱·레전더리 등 상위 2개 등급에 제공되던 20% 신세계 사은행사 참여권을 10%로 줄였다. 향후 추가 NFT 발행 계획도 없다는 입장이다.
SPC도 지난해 NFT 마케팅을 지속 선보였지만 올해는 자취를 감췄다. 지난해 6월 섹타나인 해피포인트 앱 내 '리워드 패키지형 NFT' 증정 이벤트를 진행하고 지난해 10월 파리바게뜨 '실키롤케익 NFT' 발행했다. 이후 현재까지 NFT 마케팅을 선보이지 않고 있다. SPC는 새해에도 자사 브랜드(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던킨)에 예정된 NFT 마케팅이 없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유통가는 온라인 혜택을 강화하는 방안으로 NFT를 선보이며 소비자 호응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엔데믹으로 소비자가 오프라인 시장으로 복귀하면서 NFT 가치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수익원으로서도 가치가 떨어진다는 평가다. NFT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NFT의 2차 거래가 줄어들며 단기 마케팅 효과 이외에는 수익원으로서 역할이 약했다. NFT를 발행하고 얻을 수 있는 수익은 거래 시 발생하는 수수료다.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 업체 듄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세계 최대 NFT 거래소인 오픈씨의 NFT 거래규모는 지난해 1월 48억5000만달러(약 6조3000억원)에서 올 9월 7660만달러(약 1000억원)로 약 98% 줄었다.
유통가에서 NFT 혜택을 줄이거나 NFT 서비스 종료를 검토하는 기업은 더욱 늘어나고 오프라인 공간을 통한 마케팅은 늘어날 전망이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연 매출 1조를 기록한 '더현대 서울'과 지식재산권(IP) 독점 계약으로 선보인 '디즈니스토어' 매장 등을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엔데믹으로 인한 환경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고자 H.NFT 서비스를 종료하게 됐다”며 “디즈니스토어 등 현대백화점에서만 만날 수 있는 콘텐츠 발굴해 '공간 혁신'과 '경험 소비'에 방점을 두고 사업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강성전 기자 castlek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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