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은 삼성전자의 생성형 인공지능(AI) '가우스'가 본격 활약하는 해가 될 전망이다.
가우스는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로 지난해 11월 처음 선보였다. 일반 소비자 대상으로는 새해 1월 17일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에서 열리는 '갤럭시 S24' 언팩 행사에서 온디바이스 AI 형태로 소개된다.
삼성전자 내부 업무 지원을 위해 머신 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한 것으로 △텍스트를 생성하는 언어 모델 △코드를 생성하는 코드 모델 △이미지를 생성하는 이미지 모델 등 3가지로 구성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사내 DX부문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가우스를 적용하고 있다. 기존 업무의 효율성 제고와 혁신을 위한 것으로 단순문서나 보고서 작성 등 AI 비서 형태부터 코딩 자동 완성 등 개발 분야에까지 광범위하게 활용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직원들이 가우스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주요 사내 업무는 이메일과 문서 요약, 번역, 코딩 지원 등이다. 가우스는 실제 업무 적용을 위해 직원들과 소통하며 주어진 과제를 자연스럽게 수행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언어모델은 이메일을 국문과 영문으로 자동 생성한다. 간단한 정보만 입력해도 유려한 문장의 이메일을 완성하고 스타일을 변경해 문장 자체를 변환시킬 수도 있다. 긴 본문을 3문장으로 간단하게 요약하고, 메일을 다른 언어로 번역하는 데도 사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가우스 활용을 통합 업무 혁신과 함께 사내 보안도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자체 생성형 AI 개발에 나선 배경에도 챗GPT 등 직원들의 외부 생성형 AI 활용으로 사내 정보보안 이슈가 커졌던 이유가 있다. 실제로 지난해 초 삼성전자는 사내 PC를 통한 챗GPT 등 생성형 AI 이용을 제한했다. 사내 메일 업로드, 소스 코드 전체 입력 등 오남용 사례가 발견되면서 내부 보안 정책을 강화한 것이다.
코드 모델도 SW 개발 보안에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다. SW 개발 속도와 효율성을 높이는 것과 동시에 삼성 내부 코드의 유출 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다. SW 개발 지원을 위한 코드 생성형 도구는 많지만 외부 도구는 내부 데이터 유출 가능성으로 사용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또한 삼성 제품 코드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점도 문제다.
코드 모델은 '코드i(code i)'라 불리는 어시스턴트를 통해 사용할 수 있다. 개발자들이 자연어로 표현한 것을 가우스가 자동으로 코딩으로 전환한다. 개발자들은 자율주행차를 운행하듯이 AI와 공동으로 코드를 작성할 수 있다. 별도 챗 모드에서는 가우스와 대화하면 코드를 만들 수 있고, 작성한 코드에 대한 설명과 테스트케이스 생성을 명령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SW 개발자들의 코드 작업에 있어 'S-Ray(Software X-Ray)'라는 또 다른 자체 검증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S-Ray는 가우스와 별개의 사내 시스템으로 AI를 통해 자동 생성된 코드의 오류를 잡아낸다. SW 구성요소를 자동 파악해 취약·악성 패키지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필요시 개발자에게 경고한다.
이미지 모델은 사진이나 그림 등 창의적인 이미지를 손쉽게 만들고 기존 이미지를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저해상도 이미지의 고해상도 전환도 가능하다.
이미지 모델은 라이선스와 개인정보를 침해하지 않는 안전한 데이터로 학습했다.
이미지 모델은 갤럭시, 비스포크 등 삼성전자 스마트폰과 가전제품 라인에 온디바이스 형태로 적용된다. 서버나 클라우드에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 만큼 개인정보 전송 없이 다양한 AI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새해부터 가우스를 전사 업무에 적용한다. 이어 17일 공개되는 갤럭시 S23을 시작으로 온디바이스 AI의 모습으로 대중에 모습을 드러낸다.
조정형 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