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는 교육·문화·체육 분야 등에서 발전하는 등 르네상스로 불려도 손색이 없습니다.”
이상일 경기 용인시장은 지난 22일 시청 에이스홀에서 신규 통리장 158명을 대상으로 '르네상스와 용인'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했다.
민선 8기 슬로건 '함께 만드는 미래, 용인 르네상스'를 직접 지은 이 시장은 중세 유럽의 르네상스 이야기로 강의를 시작했다.
이 시장은 “중세 서양의 르네상스는 신(神) 중심의 세계관을 인간 중심으로 바꾸고 과거 고정관념을 탈피해 새로운 문화를 창조했다”며 “용인도 과거의 난개발 이미지에서 벗어나 '글로벌 반도체 중심도시'로 도약하는 기틀을 갖췄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르네상스가 꽃을 피운 15세기 이탈리아 피렌체에서는 명문가였던 메디치 가문에서 돈을 벌어 화가와 건축가, 조각가, 철학가 등 다양한 전문가를 후원하고 그들의 교류를 지원해 융합을 통한 새로운 창조를 했다”며 “이를 경영학에선 '메디치 효과'라고 하는 데 제가 행정을 하면서 융합적 상상력을 통한 창조를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통리장 여러분들도 참신한 상상력을 발휘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보태준다면 시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시장은 관찰력과 상상력을 시정에 접목해 시민의 호평을 받은 한 사례로 올해 1월 초부터 시작한 인도 제설을 꼽았다. 지난해 12월 말 눈이 내리던 날 점심을 들고 시청으로 복귀하면서 차도는 제설이 잘 돼 있는 반면 인도엔 눈이 쌓인 걸 보고 비탈진 곳과 사람 통행이 잦은 곳 중심으로 인도의 눈을 치워 시민의 보행안전을 도모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즉시 인도 제설기를 구입했다고 설명했다.
용인시는 지난해 겨울 9대의 인도용 제설기를 투입, 이면도로와 비탈길 등에 쌓인 눈을 깨끗이 치워 시민들의 불편을 해소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경기도의 풍수해 및 한파 종합평가에서 우수기관으로 선정돼 6억 원의 재난관리기금을 확보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 시장은 르네상스의 거장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과 '천지창조'를 보여주며 “통념과 관례를 깨고 독창성을 발휘해 새로운 관점으로 해석한 창조적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이 시장은 “미켈란젤로는 '최후의 심판'에서 예수와 성모마리아를 제외한 천국과 지옥에 갈 사람들 대부분을 나체로 그려 당대에 큰 충격을 안겼다”며 “고정관념을 깬 그의 시도는 르네상스 시대에 걸맞는 창조를 해서 지금 시대에도 큰 영감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16세기 이탈리아 궁정화가였던 주세페 아르침볼도의 루돌프 2세 초상화를 보여주면서 “황제의 초상화를 채소와 과일, 꽃으로 그린 기발한 작품”이라며 “당시 황제가 이 초상화를 좋아했는데 그것이 창조적일 뿐 아니라 농업사회의 풍요와 번창을 잘 나타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르네상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여러 작품을 소개한 이 시장은 용인의 변화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 시장은 “올 3월 이동·남사읍에 삼성전자가 300조 원을 투자하는 첨단 시스템 반도체 국가산단 조성 계획이 발표됐고, 7월엔 국가산단 지역과 SK하이닉스의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삼성전자 기흥미래연구단지 등 3곳이 정부의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선정돼 용수·전력·도로 등 기반 시설 조성에 대한 국가지원, 입주기업 정부 지원, 인재 양성에 대한 정부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11월에는 국가산단의 배후도시가 될 이동읍 69만평에 반도체 특화 신도시 조성 계획도 중앙정부가 발표함에 따라 반도체 생태계와 경쟁력 측면에서 용인시는 세계 최고의 반열에 오르게 됐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용인을 글로벌 반도체 중심도시를 만들겠다는 목표 실현을 위해 'L자형 반도체 벨트' 구축 계획을 차근차근 구체화하고 있다”며 “이는 기흥의 플랫폼시티부터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첨단 시스템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제1·2용인테크노밸리, 용인반도체클러스터 등 용인시의 주요 거점을 L자형으로 잇는 로드맵”이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강의를 마무리하며 “오늘 특강이 주민들과 소통해 나가는 통리장의 활동에 보탬이 되길 바란다”며 “각 지역 현장을 다니면서 많은 것들을 보시고 많은 이야기를 들으실 텐데 필요한 것들은 시에 잘 전달해 바란다”고 당부했다.
용인=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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