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가 국내 바이오 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 기술이전 계약을 맺으면서 새로운 역사를 썼다.
레고켐바이오는 22일(현지시간) 존슨앤드존슨 자회사인 얀센 바이오텍과 항체약물접합체(ADC) 파이프라인 'LCB84(Trop2-ADC)' 개발·상용화에 대해 총 17억2250만달러(약 2조2400억원) 규모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고 26일 밝혔다.
레고켐은 계약 선급금으로 1억달러(약 1303억원)를 받게 된다. 단독개발 권리 행사금 2억달러(약 2607억원), 개발·허가·상업화에 따른 단계별 마일스톤은 14억2250만달러(약 1조8546억원)다. 경상기술료(로열티)는 순매출에 따라 합의된 비율로 수령하게 된다.
이번 기술이전 계약은 총 계약금과 선급금 면에서 국내 기업의 단일물질 기술이전 역사상 최대 규모로 파악된다.
물질반환, 복수물질, 플랫폼 기술이전을 제외한 국내 기업의 기존 기술이전 계약 최대 규모는 지난달 11월 체결한 종근당과 노바티스의 샤르코-마리투스병 치료제 CKD-510으로 총 계약규모는 13억500만달러였다. 유한양행-얀센이 2018년 맺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YH25448)' 기술이전 계약은 12억5500만달러 규모였다.
레고켐은 현재 진행 중인 LCB84 임상 1·2상을 공동 실시한다. 단독개발 권리행사 이후에는 얀센이 임상개발과 상업화를 맡는다.
LCB84는 레고켐바이오의 차세대 항체약물접합체(ADC) 플랫폼 기술과 메디테라니아로부터 기술 도입한 TROP2 항체를 적용한 ADC 후보물질이다. 최근 미국에서 임상 1·2상에 진입했다.
TROP2는 ADC를 표적으로 한 여러 타깃 중 HER2를 잇는 가장 성공적인 물질로 평가받는다. TROP2는 고형암 세포에서 과발현하는 항암 표적 단백질인데 정상 세포에도 분포하는 문제가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길리어드 등이 치료제를 선보였으나 부작용이 높고 효과는 낮아 TROP2-ADC에 거는 기대가 커졌다.
레고켐의 LCB84는 자체 링커 플랫폼 기술을 바탕으로 암세포에 발현되는 TROP2 항원에만 선택적으로 결합하고 정상세포에는 결합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전임상 데이터에서 다양한 암종에 걸쳐 효능과 안전성을 보여줬다.
김용주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대표는 “레고켐 첫 단독 임상개발 ADC 약물인 LCB84에 대해 얀센과 협력하게 돼 매우 기쁘다”면서 “글로벌 임상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후속 ADC 프로그램들의 임상단계 진입을 가속화시키겠다”고 말했다.
한편 레고켐바이오는 이번 계약을 포함해 누적 13건 기술이전 계약을 확보했다. 누적 계약 규모는 약 8조7000억원이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