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연구개발(R&D) 투자 상위 1000대 기업의 지난해 투자액이 최근 10년간 최대 증가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은 2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R&D 스코어보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공시대상 상장기업 및 기타외감법인 가운데 2022년 개별 감사보고서를 기준으로 R&D 투자액 상위 1000대 기업을 선정했다.
이들의 R&D투자액은 66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60조4000억원과 비교해 6조3000억원(+10.5%) 증가했다. 최근 10년간 최대 규모다.
매출액은 1690조원으로 나타났다. 1426조원이었던 전년 대비 18.5% 상승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 대비 R&D 투자액은 0.3%P 감소한 3.9%로 집계됐다. R&D투자 증가율(+10.5%)보다 매출액 증가율(+18.5%)이 큰 것이 영향을 미쳤다.
R&D 투자 증가율도 10년 내 최고다. 과거 기업 R&D투자는 경기 순응적 특성을 보였다. 하지만 2022년은 2%대 경제성장률에도 투자 증가율이 두 자릿수(10.5%)를 기록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700개 제조업체가 R&D 투자액의 88.0%(58조6000억원)을 차지했다. 이외에 '출판·영상·방송통신·정보서비스업'(5.7%, 3조8000억원),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3.0%, 2조원) 순으로 높은 투자액을 보였다.
기업 규모군에서는 모든 기업 형태에서 전년 대비 R&D투자 활동이 확대됐다. 중견기업 R&D투자액은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섰다.
1조원 이상을 투자한 기업은 삼성전자를 포함해 총 9개로 집계됐다. 이들의 R&D 투자액은 40조2000억원이다. 1000대 기업 전체 투자액 가운데 60.3%를 차지했다.
R&D투자 1000대 기업의 2022년 특허 등록 건수는 3만4559건으로 집계됐다. 국내 특허 등록 건수의 25.6%다. 이 가운데 4차산업 관련 특허는 3분의 1가량을 차지했다.
민병주 KIAT 원장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민간의 혁신성장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긍정적 요소”라면서 “중견기업군이 처음으로 R&D 투자 10조원을 돌파하며 혁신의지를 보이는 만큼, 정부도 이에 화답하는 관심과 노력으로 지속적인 투자 확대를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