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대상기업집단 절반 이상 'ESG위원회' 도입…“2년만에 3배이상 급증”

홍형주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관리과장이 26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배구조 현황 분석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형주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관리과장이 26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배구조 현황 분석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절반 이상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위원회'를 도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ESG에 대한 글로벌 규제가 강화하고 사회적 관심이 커지며 2년만에 3배 이상 급증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6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3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배구조 현황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 82개 중 신규 지정 집단 8개와 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농협을 제외한 73개 집단 소속 2735개 계열회사(상장사 309개, 비상장사 2426개)를 대상으로 조사했다. 총수 일가 경영 참여 현황 분석은 총수 있는 64개 집단 소속 2602개 계열회사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이사회 내에서 지배주주·경영진 견제 기능을 수행하는 이사회 내 위원회는 관련 법상 최소 의무 기준을 상회해 설치됐다.

특히 기업의 사회적 책임 중 비재무적 성과를 중시하는 ESG경영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며 ESG위원회 설치회사 비율이 대폭 증가했다. 최초로 통계를 집계했던 2021년(17.2%) 대비 52.1%로 3배 이상 높아졌다.

주주총회에서의 소수주주 의결권 행사 강화를 위한 집중·서면·전자투표제 중 하나라도 도입한 회사는 86.4%로 지속 증가하고 있다. 집중·서면투표제는 도입률과 실시율이 모두 전년보다 증가했으며, 전자투표제는 80%가 넘는 상장사가 도입(83.5%)·실시(80.6%)했다. KT&G는 2010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배구조 현황 분석 이후 처음으로 주총에서 집중투표제를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사 소수주주 이익 보호를 위해 상법에 도입된 소수주주권은 총 36건 행사됐다. 특히 주주제안권(16건)과 주주명부 열람청구권(10건) 행사 건수가 급증했다. 국내 기관투자자의 주주총회 의결권 행사 지분 비율(73.3%)과 안건에 반대한 지분 비율(7.7%)은 해외 기관투자자(80.1%, 12.6%)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다.

홍형주 공정위 기업집단관리과장은 “지배주주·경영진 견제를 위한 제도적 기반은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다”면서 “총수일가 이사 등재 회사 비율이 올해 처음으로 상승 전환, 책임경영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어 “사외이사, 이사회 내 위원회 등이 관련 법상 최소 의무기준을 초과하여 선임·설치됐다”면서 “특히 최근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관심이 커짐에 따라 ESG위원회 설치가 크게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