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매출이 5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전월 대비 기저효과, 송객 수수료 감소에 따른 중국 보따리상(다이궁) 매출 감소 등이 반영된 결과다. 6년 만에 재개된 중국 단체 관광 효과는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이다. 업계는 젊은 개별 관광객(싼커)를 공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월 국내 면세점 전체 매출은 1조155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13.1% 감소하며 5개월 만에 역성장을 기록했다. 작년 동기와 비교해도 20.3% 감소한 수치다. 내국인 매출이 2340억원으로 보합세를 보인 가운데 외국인 매출이 전월 대비 15.8% 줄었다.
지난 9~10월 대비 11월 매출이 줄어든 것은 기저효과다. 9~10월의 경우 한국과 중국에 각각 연휴가 있어 일시적으로 매출이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반면 11월은 별 다른 휴일이 없는 데다 중국 최대 쇼핑 축제인 광군제가 있어 면세 소비 수요가 줄었다. 실제로 11월 외국인 고객 수는 10개월 만에 전월 대비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11월 매출이 줄었다기보다는 휴일이 많았던 9, 10월 매출이 늘어났던 것”이라며 “올해 11월은 별 다른 휴일도 없고 현지 십일절도 반응이 예전 같지 않아 시장이 침체된 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송객 수수료 감소에 따른 다이궁 매출 감소 효과도 반영됐다. 업계는 올해 초부터 매출 40% 이상을 차지했던 송객 수수료 비중을 단계적으로 줄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대비 외국인 고객이 3배 가까이 늘었지만 매출이 20% 이상 줄어든 것은 다이궁 매출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다이궁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했던 중국 단체 관광객(유커)효과는 감감무소식이다. 지난 8월 중국 정부는 6년 만에 방한 단체 관광을 허용한 바 있다. 이후 중국 여행사를 중심으로 꾸준히 모객이 이뤄지고 있지만 업계에서 체감하기에는 부족하다는 반응이다.
단체 관광 상품은 면세업계뿐 아니라 중국 현지 여행사와 항공·여객선, 호텔 등이 합심해 기획한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상품 수와 혜택을 키우려면 내년 하반기까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는 개별 관광객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 등 주요 국가 여행 트렌드가 개별 관광객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인 데다 관광객 연령층도 젊어지고 있어서다. 브랜드 라인업을 젊은 관광객에 맞춰 재편하고 팝업 등 체험형 콘텐츠를 늘리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다음달 31일까지 자체 쇼룸 'LDF 하우스'에서 '잔망루피' 쇼룸과 '메디힐'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 명동 본점 고객 라운지는 롯데면세점 모델과 벨리곰 포토존을 설치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세계 10대 항공사 캐세이와 손을 잡고 내년 2월부터 마일리지 제휴 서비스를 제공한다. 개별 관광객 공략을 통해 매출 다각화와 글로벌 진출 목표를 이루겠다는 의도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