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GT, “한국 수소산업 추격자 위치...그린수소 국제협력 필요”

탄소중립 핵심 기술로 수소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대한민국의 수소 생태계가 추격자 위치에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미국, 일본 등 수소 선도국 간의 기술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어 전주기 기술 개발과 함께 R&D 국제협력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가녹색기술연구소(NIGT)는 '주요국 대상 수소 분야 기술수준평가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2050년 국가온실가스 감축 목표 이행을 위해서는 체계적인 수소 R&D 전략이 필요하다”며 “추격자 위치의 한국 수소기술 격차를 단기간에 해소하기 위해서는 효과적인 R&D 국제협력 전략이 필요하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국내 수소 기술개발 현주소를 파악하는 차원으로 기술수준평가 시행을 통해 도출됐다. NIGT는 지난 9월 21일부터 10월 30일까지 두차례에 걸쳐 델파이 기법을 적용한 전문가 설문 조사 실시했다. 산·학·연 소속 수소 R&D 전문가 23명이 조사에 참여했으며, △수소 제조 △수소 저장 △연료전지 3개 기술 분야 16개 세부기술에 대한 주요 6개국(한국, 미국, 일본, EU, 호주, 중국)과의 기술수준을 비교 분석했다.

수소 제조 분야 6개국 기술수준 비교 및 세부기술별 한국의 기술수준 위치
수소 제조 분야 6개국 기술수준 비교 및 세부기술별 한국의 기술수준 위치

조사 결과 NIGT는 한국의 수소 R&D 수준은 전반적으로 추격권에 위치하고 있다고 결론 내렸다. 중점 기술별로 살펴보면 '수소 제조' 분야의 경우 기술수준은 80%를 유지하고 있으며, '수소 저장' 분야의 경우 기술수준 격차가 벌어졌다. 그나마 '연료전지' 분야에서 기술수준이 2020년 대비 상향된 것으로 평가됐다.

수소 제조 분야 최고 기술 보유국은 미국으로 조사됐다. 한국 기술수준은 80%, 격차는 3.0년으로 나타났다. 국가별 기술수준은 EU 98.5%, 호주 80%, 일본 90%, 중국 78.5%로 나타났으며, 기술격차는 EU 0.3년, 호주 3.0년, 일본 1.2년, 중국 3.5년으로 조사됐다.

수소 저장 분야 최고 기술 보유국은 미국 및 EU로 나타났다. 한국 기술수준은 77.5%, 기술격차는 5.0년으로 나타났다. 국가별 기술수준 및 기술격차는 호주 75%(4.0년), 일본 90%(1.0년), 중국 70%(5.0년)를 기록했다.

연료전지 분야는 미국과 일본이 최고 기술 보유국으로 조사됐다. 한국 기술수준은 90%, 기술격차는 2.0년으로 나타났다. 그외 EU 85%(2.0년), 호주 75%(4.0년), 중국 75%(4.0년)으로 나타났다.

NIGT는 “세부 분야별로 살펴보면 연료전지 분야가 과거에 비해 기술수준이 상승하는 경향이 나타났으며, 수소 저장 분야의 경우 기술수준 % 점수가 소폭 상향한 반면, 기술격차는 더욱 벌어진 것으로 평가된다”라며 “그린수소 정책이 강화되는 시점에서 '물분해 수소제조 기술' 분야의 국내 기술수준 향상 전략 수립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수소 분야에서의 글로벌 기술경쟁력 제고 방안으로는 △'자체 핵심기술 확보'를 겨냥한 R&D 투자 전략 로드맵 등 전략적 접근 △'글로벌 청정 수소 밸류체인 확보' 또는 '해외 선도기관과의 기술 교류' 차원에서의 국제협력 등 대안적 접근을 함께 제시했다.

NIGT는 “현 정부의 국제협력 R&D 강화 정책기조와 더불어, 소규모 단발성 국제협력 체제를 벗어나 체계적이고, 효과성이 지속되는 글로벌 수소 R&D 사업 기획 발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정형 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