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리테일, 편의점·슈퍼 영역 중복에 '고심'

고객이 GS25에서 주문한 상품을 픽업하고 있다.
고객이 GS25에서 주문한 상품을 픽업하고 있다.

GS리테일이 점포 출점 고민에 빠졌다. 기업형 슈퍼마켓(SSM)과 편의점 사업부 모두 가맹 사업을 기반으로 점포를 확대하면서 사업 영역이 중복되고 있어서다. 최근 SSM이 근거리 장보기 채널로 다시 주목 받고 있고 편의점은 신선식품을 키우고 있어 경계가 모호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은 근거리 장보기 수요 공략을 위해 편의점과 슈퍼 사업 모두 출점을 늘리고 있다. GS25 점포 수는 지난해 기준 1만6448개로 전년 대비 949개가 늘었다. GS더프레시 점포 수는 지난 11월 기준 430개로 지난해 대비 14% 증가했고 내년에는 500개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다.

편의점·SSM 모두 가맹으로 점포를 늘리다 보니 사업 영역이 겹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점포간 거리가 50~100m 안팎인 점포를 다수 찾아볼 수 있다.

전략 상품도 일부 중복된다. 편의점과 SSM 모두 최근 1~2인 소형 가구 증가와 인구 고령화에 따라 쇼핑 편의와 소량 구매 선호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편의점은 신선식품 카테고리를 강화하며 채소, 과일 등을 판매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GS더프레시는 소형점 신규 포맷 점포를 운영하는 등 맞춤형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편의점과 슈퍼가 사업 영역에 겹쳤을 때 대응책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같은 편의점은 근거리 출점 제한이 있다. 예를 들어 새로운 편의점이 100m 이내에 출점하게 되면 기존 점주에게 지원금 등을 지원하는 내용의 합의서를 받는다. 하지만 슈퍼가 새로 출점할 때는 이런 제도가 마련돼 있지 않다. 이에 대해 GS리테일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가이드라인을 통해 주변 상권을 고려해 출점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편의점 사업과 슈퍼 사업을 모두 운영하는 기업 가운데 특히 GS리테일만 두 사업 모두 성장세가 커 고민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GS더프레시는 지난해 말 총 378개 점포를 운영하며 SSM 업계 점포 수 1위다. 경쟁사인 롯데슈퍼(398곳)는 이듬해 365곳으로 점포 수가 줄었다. 이마트에브리데이는 253곳에서 258곳으로 5곳 늘리는 데 그쳤다. GS25도 1만6448개로 점포 수 1위 CU를 바싹 추격하고 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슈퍼의 경우 가족 중심의 중장년층이 주요 고객이고 편의점은 1인 가구의 2030세대가 주요 고객”이라며 “서로 상권 특성과 주요 타깃층이 다르지만 상호 중첩되는 부분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출점 기준을 수립해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성전 기자 castle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