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유한양행의 국산 블록버스터급 3세대 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가 본격 성장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1차 치료제로 영역을 확대하고, 글로벌 시장에서는 존슨앤드존슨 자회사 얀센의 이중항체 치료제 '리브레반트' 병용요법으로 정식 허가에 도전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얀센은 최근 리브레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와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 병용요법을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돌연변이가 있는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 의약품청(EMA)에 판매 허가를 신청했다.
렉라자는 유한양행이 지난 2018년 얀센에 총 1조40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한 3세대 비소세포폐암 표적항암제다. 기술 수출 5년만에 정식 치료제 출시를 앞두게 됐다.
렉라자와 리브레반트 병용요법은 EGFR 비소세포폐암 분야에서 유일하게 1차 치료제이자 3세대 치료제로 승인받은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에 대항할 강력한 후보로 꼽힌다.
렉라자와 리브레반트 병용요법 3상 임상(마리포사)에서 핵심 주요 지표인 무진행생존기간(PFS)은 23.7개월로 타그리소(16.6개월) 단독 대비 PFS 중앙값(mPFS)이 30%(7.1개월) 우수했다.
이 결과값은 뇌 MRI를 8주마다, 흉·복부 CT를 6주(이후 12주)마다 촬영해 측정한 의료영상에 대해 외부 기관의 독립적 영상평가(BICR)를 수행한 것이다. 비소세포폐암 환자 절반은 뇌종양 전이가 발생하는데 이는 사망 주요 원인이다.
특히 1차 치료 후 2차 치료에 따른 무진행생존기간(PFS2)은 마리포사가 타그리소 대비 사망위험률을 25% 감소시켰다.
한때 마리포사 임상에서 3등급 이상 이상반응(AEs)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으나 환자 생명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는 수준은 아닌 것으로 해석되면서 이슈가 사그라들었다. 가려움증 등 환자가 불편을 감내할 수준의 부작용이었는데 대부분 1~2등급 부작용이 관찰됐고, 가장 흔한 증상은 파로니키아(손톱감염), 발진 등이었다. 증상이 심각한 수준인 4~5등급 발병률은 낮았다.
이번 허가 신청에 따른 결과는 내년 하반기 경 나올 전망이다. 얀센은 이르면 내년 말 혹은 2025년부터 미국과 유럽에 렉라자·리브레반트 병용요법을 출시할 계획이다.
유한양행은 얀센과의 기술이전 계약금 총 12억5500만달러 중 1억5000만달러를 수령했다. 이번 미국·유럽 시판 허가를 획득하고 정식 제품 출시까지 이뤄지면 약 11억달러(약1조4256억원)를 추가 수령하게 된다.
국내에서는 최근 렉라자가 1차 치료제로 인정받아 새해 1일부터 건강보험을 새로 적용받게 됐다. 이에 따라 연간 환자부담은 약 6800만원에서 본인 부담금 5%만 내면 되므로 340만원 수준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렉라자는 그동안 2차 치료제로 사용할 때만 건강보험이 적용됐다. 1차 치료제로 인정받으면 환자 부담이 크게 낮아지면서 국내 시장 확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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