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대표가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만나면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 전 대표가 창당 대신 당내 리더십 싸움을 시작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낙연 전 대표 측은 26일 입장문을 내고 “이 전 대표와 정 전 국무총리가 서울 시내 모처에서 조찬을 겸해 1시간 동안 만났다”고 말했다.
이번 만남은 정 전 총리와 이재명 대표의 회동이 임박한 상황에서 성사됐다. 정 전 총리는 이 대표와 오는 28일 회동할 예정이다. 정 전 총리가 이날 회동에서 나온 내용을 바탕으로 이 전 총리와 이 대표의 가교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야권 분열에 대한 우려를 바탕으로 이 전 대표의 독자 행보 시사에 대한 당내 비판이 큰 가운데 이미 행동에 나선 예비후보자도 있다. 민주당 총선 예비후보 후보자 검증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은 최성 전 고양시장은 이날 이낙연 신당 합류를 선언했다. 최 전 시장은 “이재명의 민주당에 의한 북한 수령체계식 불법·부당한 공천 학살을 당한 후 이낙연 전 총리가 추진하는 신당에 참여하기로 결단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움직임과는 별도로 민주당 내에서는 이 전 대표가 창당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해석하는 분위기다. 창당을 위한 발기인 모집, 비용 등을 고려하면 결단을 내리기 어렵다는 계산이다. 이 전 대표의 창당 시사 발언에도 과거 친 이낙연계로 분류됐던 의원들이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점도 창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는 배경이다. 결국 창당이 아닌 당내 주도권 다툼을 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선회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전 대표 측이 언급한 '3총리 회동'도 비슷한 맥락으로 보인다. 이날 이 전 대표 측은 “정 전 총리와 김부겸 총리를 포함한 이른바 '3총리 회동'을 추진할 수도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기에는 '적절한 상황이 조성된다면'이라는 조건을 붙이는 등 해석의 여지를 남겼다. 이 전 대표가 전직 총리들을 당내 싸움에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당내 리더십 경쟁을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전 총리들의 입장 차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대응하는 이재명 대표의 결단에도 관심이 쏠린다. 친명(친 이재명)계는 정해진 일정표대로 공천 작업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공천관리위원회 단계가 아닌 후보 검증 단계에서부터 파열음이 흘러나온 만큼 '통합형 선대위 조기 출범' 등 '2선 후퇴'에 준하는 수준의 대응책이 나올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