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공지능(AI) 연구 논문 동향 분석 플랫폼 '제타 알파(Zeta Alpha)'에 따르면 지난해 AI 연구 트렌드는 대규모 언어모델(LLM)에 집중됐다. 챗GPT의 등장과 함께 생성형 AI 모델에 대한 관심이 급증한 것이 LLM 연구를 가속화한 요인 중 하나다. 논문의 총량 자체도 증가했고 LLM 연구의 하위 분야도 추론, 에이전트, 정렬 등과 같이 다양화됐다.
멀티모달에 대한 연구와 오디오·발화 생성 모델에 대한 연구도 급증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미지 생성 모델에 대한 연구 트렌드도 눈에 띄는데 디퓨전 모델, 과학 분야에 AI 적용을 위한 응용 연구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LLM 에이전트 등에서 영향을 받아 로보틱스, 자율주행 기술 연구는 더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지난해 LLM과 챗봇 형태의 서비스가 인기를 얻었지만 텍스트, 이미지, 비디오 등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이해할 수 있는 멀티모달 모델 연구도 활발히 이어졌다. 트랜스포머를 활용한 연구 논문의 14%가 멀티모달 세팅을 활용했는데, 2021년과 2022년에 9%를 사용한 것 대비 큰 성장을 보인 수치다.
LLM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멀티모달 LLM에 대한 연구도 함께 증가했다. 멀티모달 LLM은 사용자와는 채팅 형태의 인터페이스를 가져가면서도 텍스트 외에 이미지, 음악, 비디오 등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이해하는 모델이다.
이중에서도 지난해는 텍스트-이미지 모달리티에 대한 연구가 크게 성장했다. 멀티모달 모델에 있어 떠오른 또 하나의 연구 트렌드는 2개 이상 형태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Any-to-any' 모델의 등장이다. 이전 기술 연구와는 달리 LLM이 멀티모달 어탭터와 디퓨전 모델과 결합되면서 텍스트, 이미지, 비디오, 오디오 등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생성하고 이해, 추론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질 수 있게 됐다.
활발한 연구와 더불어 많은 기업들이 LLM, 특히 생성형 AI 기술에 기반한 다양한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 과정에서 AI 기술이 일으킬 위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기 시작했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하듯 지난해에는 AI의 안전성, 윤리성에 초점을 맞춘 연구 논문이 증가했다.
기계학습 방법을 활용해 다양한 과학 연구 분야에 AI 기술을 접목하려는 움직임도 계속되고 있다. 신약 개발, 기후변화 예측과 완화, 신소재와 신재생에너지 자원 발굴 등의 영역에서 AI 기술이 활용된다면 사회적 파급력과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됐다. 과학 연구에 AI 기술을 접목하려는 노력은 최근 몇 년간 이어져왔는데 특히 MS와 구글 딥마인드는 과학 저널 네이처지에 이런 분야에 대한 논문을 실었고 꽤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함봉균 기자 hbkone@etnews.com